'도청이전특별법 지연' 도청사 활용 발목

市-道 임대료·계약기간 등 입장차 불거져… 개정안 통과 시급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대전시와 충남도가 건물 사용 임대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별법 개정안이 확정되면 말끔히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유·무상 임대 규모를 놓고 양 시·도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충남도는 대전시에 '시가 직접 운영하는 본관'외 나머지 기관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받겠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했다.

신청사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오는 18일 이전에 답변을 하지 않으면, 충남도는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입주하는 의회동 1층과 연합교양대학이 입주하는 대강당만을 유상으로 임대료를 지불하고, 시민대학과 대전발전연구원, 시립박물관 등은 무상 임대를 요구했다.

반면 충남도는 대전시가 직접사용하는 시립박물관이 입주예정인 본관에 대해서만 무상 임대를 하고 나머지 의회동(2~4층)과 신관, 후생관은 모두 유상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시의 요구대로 임대료를 책정하면 1억2900만원이지만, 도의 요구대로라면 14억9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해야한다.

시는 법제처에 대전발전연구원의 무상 임대에 대해 질의를 한 결과 '무상으로 임대해줄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아냈지만, 도는 도민들과 도의회에 명분이 부족하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대료 적용여부와 함께 시는 입주와 동시에 임대료를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도는 계약과 동시에 임대료 납부를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계약기간 문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충남도는 2014년 말까지로 임대 기간을 정하고 충남도청 이전부지가 국가 귀속이 안될 경우 대전시가 매입한다는 조건을 명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는 계약서에 매입조건을 표기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며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시와 도의 이같은 의견 불일치의 근본 원인은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청이전 특별법에는 국가가 청사이전 부지를 귀속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비용도 부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별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양 기관이 '만약'을 우려해 임대 계약을 주저하고 있어 빠른 근본적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특별법이 통과되면 어느정도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고 양 시도간 협의가 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주중 협의를 통해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