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도 장례식뿐 아니라 준공식, 지점 및 사무실 개설 때 쌀을 받아 푸드마켓에 전달하는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 조화나 부의금을 대신하는 근조 드리미 등 화환쌀은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이웃을 위해 쓰겠다는 정중한 부고 문안, 또 조화 대신 배달된 쌀포대가 리본 아래 가지런히 놓인 모습은 찾는 이들을 뭉클하게 한다.
근조 쌀오브제 화환의 반향은 상당히 크다. 상대적으로 조문객이 많은 사회지도층에서 솔선해 무지개 푸드마켓 등에 기탁한다면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장례식장에 걸린 근조화환 리본보다 진실로 애도의 뜻은 깊다. 일회성 조화 대신 쌀 기부가 가능한 배송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쌀 기부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조문객 또는 하객들이 많지만 어렵지 않은 일이다. 화환을 근조쌀 또는 축하쌀로 대체하면 되는 것이다. 문자 메시지를 상주나 혼주 등의 명의로 발송해주는 서비스 활용을 적극 권장할 수도 있겠다. 일정 수량 이상의 화환 반입을 제한하는 방법도 기부문화 확산을 유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웃과 농촌을 돕는 쌀오브제 화환이 사회 저변에 확산돼 미풍양속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화환만이 아니라 부의금이나 축의금을 화환쌀로 대체한다면 소외이웃을 위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상주나 조문객, 받은 이웃들은 더 감사할 것이다. 리본만 떼어내 걸어놓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있지 않은가.
이러한 화환쌀 주고받기가 정착돼 사랑의 쌀 기부문화를 선도하길 바란다. 인맥, 지위의 상징처럼 된 일회성 화환보다 가지런히 놓인 쌀에서 따뜻한 마음까지 읽힌다면 그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낭비적 요소를 줄이면서 이웃을 돕고 쌀 소비촉진에 이바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있다. 국내산쌀, 지역쌀을 이용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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