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은 1997년 IMF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긴축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대표 A씨는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A씨는 “장기적인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올해 회사의 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줄인데 이어, 내년에도 올해 수준보다 더 감축할 계획”이라며 “제품의 원가절감 등 지출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경영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최근 기업들이 총체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지역 기업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긴축경영체제'를 선언할 태세다. 특히, 기업들은 원가절감 등을 통해 긴축경영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주요 기업 272개사를 대상으로 2013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조사를 한 결과, 내년 경영 기조를 '긴축'으로 설정한 CEO가 전년 대비 9.1%p 늘어난 51.2%에 달했다. 반면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한 CEO는 4.8%p 감소한 22.3%에 그쳤다.
긴축경영의 구체적인 계획은 전사적 원가절감이 38.1%로 가장 많았고, 신규투자 축소 20.6%, 유동성 확보 17.5%, 인력부문 경영합리화 1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이슈에 따른 기업규제 강화가 경영계획 설정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CEO의 47.7%가 투자와 고용 계획에 '축소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경영자들에 기업의 내년도 매출액에 대한 예측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38.5%가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수출시장 다변화와 긴축경영, 사업축소 등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수출경쟁력 강화와 정책자금 지원 확대 및 금융시장 안정 등의 정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대전ㆍ충남지역 제조업체들의 자금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지역 519개 업체를 대상으로 11월 자금사정 동향 및 12월 전망 조사를 한 결과에서 자금사정전망BSI는 제조업이 86으로 지난달보다 2p 하락했다. 12월 제조업 외부자금수요전망BSI(11월 104→12월 110)는 매출 감소 등으로 6p, 비제조업(112→113)은 전월보다 1p 상승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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