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 예산삭감 논란은 오는 14일 열리는 대전시의회 본회의로 넘어갔다.
상임위원회 심사와 의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와 의결 등을 거친 공립유치원 10개 학급 증설 예산 복원 여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자리다.
교육위와 예결위 의결사항을 수정할 수 있는 절차는 있다. 우선,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26명)의 3분의1 이상이 연서해야 한다. 이어 의결정족수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삭감을 주도한 교육위와 예결위원만 해도 13명이다. 의장이 안건 상정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하지만, 일반 안건이 아니라 예산안인데다, 의장도 교육위와 예결위와 같은 입장이라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지막 방법은 본회의에서의 표결에서 뒤집는 거지만, 비관적이다.
예산 삭감을 반대한 민주통합당 박정현 의원이 안건 상정 과정에서 이의 제기를 할 것으로 보여 이 문제는 표결로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다수당이 새누리당인데다,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조차 반대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
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안건을 가지고 본회의장에서 표결한 사례는 없었지만, 이번에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곽영교 의장은 본회의에서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곽 의장은 “교육위와 예결위 결정이 옳다. 10개 학급 예산이 삭감된 건 정교사가 없어 그런 것이다. 정교사가 준비되면 바로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청이 기본적인 절차를 만들어오면 되는데, 무사안일하다. 본회의에서 공방이 치열하겠지만, 새누리당 등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공립유치원 이슈를 둘러싼 여론이 새누리당 입장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전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사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사회단체들이 들고 일어난데다 여론이 악화될 경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득표 전략에 적잖은 걸림돌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대전시의회가 사립유치원에게 얼마만큼 로비를 받았느냐 하는 여부다.
박정현 의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가 자칫하면 사법기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도 있다는 게 지역 법조계의 분석이다.
검사 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문자만으로는 뇌물에 준하는 로비를 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정황을 돌이켜 볼 때 수사당국에선 여러 채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 만 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오주영·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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