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지역 해바라기 아동센터의 필요성을 제기하자 여성가족부 장관이 직접 지역을 방문해 민원을 청취했다. 비좁은 충남대병원의 사정을 감안해 증축 예산도 지원 가능하도록 규정도 완화했다고 한다. 그동안 지역의 성폭력 피해 어린이는 충북 충주에 있는 해바라기 아동센터까지 200여㎞를 가야 했다. 대전에 해바라기 센터가 문을 열게 되면 그 같은 피해 어린이와 가족들의 불편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성폭력은 그 자체로 반인륜적 범죄지만 그 중에서도 아무런 방어수단이 없는 어린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더 심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이 강화됐고, 피해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조치도 많은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아동과 관련된 사설 기관이나 단체조차 마땅치 않은 소외지역은 여전히 전문적인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성폭력으로 인한 후유증은 성인보다 어린이가 훨씬 크다. 피해 어린이 대부분이 일상적인 생활 중에 큰 충격을 겪기 때문에 두려움을 갖게 되고 때문에 전문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가족들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 피해자 진술에서 보호 치료 재활까지 전담하는 기관이 늘어나 가까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피해자의 인권보호나 2차 피해 방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해바라기 아동ㆍ여성 센터 개원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보호체계 확충은 물론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많은 경우 성폭력 피해자들은 사회적 편견 등 2차 가해로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우리나라의 성폭력 범죄 신고율이 고작 11.1%에 불과한 현실이 이를 웅변한다.
피해자들이 정상을 되찾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돕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성폭력은 우리 사회의 병리적 폭력성향이라는 점에서 포용할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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