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의 PS파트너]'야한' 전화가 맺어준 19금 사랑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나의 PS파트너]'야한' 전화가 맺어준 19금 사랑

애정이 식은 애인에 건 장난전화 엉뚱한 남자와 연결되고… 감독:변성현 출연:김아중, 지성, 신소율, 김성오

  • 승인 2012-12-06 13:54
  • 신문게재 2012-12-07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윤정은 애정이 식은 듯한 애인을 자극하려 '야한 전화'를 시도하는데, 전화번호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엉뚱한 남자와 연결된다. 전화를 받은 남자는 현승. 둘은 이를 계기로 남에게 말 못할 얘기를 터놓은 관계로 발전한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게 끌려서일까 아니면 옆구리가 허전한 솔로들이 많아서일까. 겨울엔 로맨틱 코미디가 뜬다. 작년엔 '오싹한 연애'가 관객 300만 명을 동원했고, 재작년엔 '쩨쩨한 로맨스'가, 그 이전엔 '색즉시공2'(2007), '미녀는 괴로워'(2006)가 200만 명이 넘는 관객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이 가운데 '쩨쩨한 로맨스'와 '색즉시공2'는 섹시 코드를 장착한 '19금'이다. 이왕이면 '핫'하고 화끈한 로맨스가 먹힌다는 얘기.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나의 PS 파트너'는 잘못 연결된 전화 한통으로 시작된 두 남녀의 대담하고 발칙한 '19금' 사랑이야기다. 제목의 'PS'는 편지의 말미에 덧붙여 쓰는 '추신(Postclipt)'이 아니다. '폰 스캔들(Phone scandal)'이다. 쉽게 표현하면 '야한 전화'다.

윤정(김아중)은 사랑보다 일이 먼저인 애인(강경준)의 애정이 시들해진듯해 냉가슴을 앓는 여자다. 윤정은 애인의 가슴에 불을 지피려 깜짝이벤트로 '야한 전화'를 거는데 웬걸, 번호를 잘못 누르는 바람에 엉뚱한 사람과 연결된다. 전화를 받은 남자는 현승(지성). 7년을 만난 여자친구 소연(신소율)과 헤어지고 실의에 빠진 남자다. 뭔가 허전한 두 사람의 기묘한 관계가 시작된다.

컨셉트가 '19금 연애'이니 관심은 노출 수위와 이색소재인 '폰섹스'가 얼마나 야릇할지에 쏠린다. 시각보다는 청각을 자극한다. 사실 폰섹스는 두 차례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를 책임지는 것은 'Y'담과 야한 대사들이다. 민망하고 대담한 대사들이 귀를 자극하고 웃음을 책임진다.

배우들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연기를 넘치지 않게 보여주고 영화는 이를 영리하게 활용한다. 김아중은 늘씬한 다리와 야릇한 목소리, 가수 뺨치는 노래 솜씨로 남심을 훔치고, 반듯한 이미지의 지성은 철저하게 망가져 호흡을 맞춘다.

변성현 감독은 “뻔하거나 유치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야기를 놓고 보면 새로울 게 없다. 티격태격하다 정들고 오해하다가 멀어지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남자가 여자를 위해 '러브송'을 만들고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불러준다든지, 여자를 무시하는 친구에게 대신 복수한다든지, 남자가 눈물 흘릴 땐 여자가 따뜻하게 보듬는 장면들은 이미 여러 차례 보아온 익숙한 장면이다. '뻔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얘기다.

섹시 코드로 차별화하지 않았느냐고? 사실 '나의 PS 파트너' 힘은 이 '뻔한' 데서 나온다. '뻔하다'는 건 그만큼 검증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전개를 얼마나 잘 다듬어내느냐다. 관객들이 이 발칙한 영화에 공감한다면 그것은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의 장치와 공식을 그야말로 잘 다듬어냈기 때문이다. '나의 PS 파트너'는 그런 점에서 성공적이다.

'19금'은 낚시일 수 있다. '섹시함'이 돋보여야 할 영화에서 주연들이 뭉클한 로맨스에만 매달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전작 '청춘그루브'에서 젊은이들의 꿈과 좌절을 순도 높게 담아내 좋은 평가를 받았던 변성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안순택 기자 soota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