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에 너무 치우쳐 답답했다. 규정상 질문과 답변이 한 차례씩으로 제한한 데다 1차 질문만 받고 재질문은 허용하지 않아 치열한 공방전은 기대할 수 없었다. 주제를 제한해 일문일답 식으로 묶고 서로 질문도 못하도록 한 것이 ‘자유토론’인지도 의문이다. 후보 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살피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형평성을 유지하려는 의도야 이해되지만 거기에 지나치게 치우쳐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토론 방식은 문제가 있다.
후보들이 각 분야의 정책과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상대후보 공약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난상토론 형태의 토론이 필요하다. 질의-반론-재질의-재반론의 절차가 가능해야 한다. 질의내용에 대해 상대후보가 사실과 다른 말을 하거나 잘못 말해도 그냥 넘겨서는 곤란하다. 그래야 유권자들도 차이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
다자 토론 방식도 문제였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양대 후보의 정책 대결이 불붙지 못했다. 물론 현행 선거법은 국회의원 의석수 5석 이상의 정당의 후보는 토론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 구도가 사실상 양강 대결로 압축된 상황이라면 양자 토론으로 방식을 바꾸든지, 미국처럼 15% 이상 지지율을 보이는 후보로 한정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미국 대선 TV토론이 볼만한 것은 공화·민주 후보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면서 뜨거운 분위기 속에 격조 있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유권자들에게 후보들의 변별력을 심어주지 못하는 선관위 주관의 형식적인 TV토론은 손질할 것이 너무 많다. 오는 10일은 경제, 16일은 사회 분야에 대한 TV토론이 예정돼 있다. 첫 토론과 같아서는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은 토론 방식 개선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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