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출자, 인력, 운영 모든 면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막대한 자본금 확보, 과거보다 특화된 영업 모델 제시 등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충청권은 실물경제 성장세에 비해 금융환경이 뒤처진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충청은행 퇴출 이후 지방은행 부재라는 환경과도 연관이 있다. 지방은행의 고유 역할을 반증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지역의 대처 방식, 특히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이 시각차를 좁히지 않는 것은 문제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지자체가 뒷짐을 지고 지역 경제계가 적극성을 보이는 경향도 없지 않다. 다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강원권 등과의 권역 간 공동연대를 너무 서두를 이유는 없다. 시간적으로 대선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방법은 대선공약화임은 이미 밝힌 바 있다.
지방은행 설립 전략의 중·단기적 시간표도 거기에 맞춰져야 옳다. 지금 타 지역 지방은행은 상생펀드를 조성해 지역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지방은행 설립은 곧 특화된 금융서비스에 대한 지역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다. 또한 지방은행은 경제분권을 강화하는 분권의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지방은행은 마땅히 추진돼야 한다. 하지만 대선 이후만 바라보고 준비하는 것은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치밀하고 구체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자금 역외 유출, 지방 중소기업의 대출 애로 등이 설립 당위성의 전부는 아니다. 최근 대구은행의 상하이 지점 개설 준비, 부산은행의 중국 지점 설립 인가 사례로 볼 때 글로벌 행보와 관련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때다.
시나리오는 많지만 설립까지의 해법은 보다 복잡다기하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의 지방은행을 주력사로 갖고 있는 금융그룹이 충청권 지방은행에 눈독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님을 지적해둔다. 만약 더 쉬운 방법이라고 타 지역을 기웃거린다면 충청권 은행의 고유성과 독자성, 그리고 역할을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여기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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