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국 서예가·전 대전시의회 의장 |
김승연 회장은 IMF외환위기 직후 사지로 내몰렸던 한화그룹을 과감한 결단력과 시의 적절한 정확한 판단력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끝에 회생시킨 기업인으로 지금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당시 타 기업의 구조조정과 달리, 계열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100% 고용승계를 계약서에 명문화하여 고용안정을 보장받았던 사례는 경제민주화의 단초가 된 일화로 유명하다. 한화의 임직원이 단순히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를 뛰어넘어 지금까지 김 회장에게 특별한 신뢰를 보내는 것도 이런 사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총성 없는 무한전쟁터에서 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하는가는 필자와 같은 필부의 상상을 넘어서는 일일 것이다. 다만 뉴스 등을 통해, 판단착오로 기업의 운명이 곤두박질친 사례를 접하면서 기업 총수가 짊어진 막중한 책임의 크기를 가늠해 볼 뿐이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당시만 해도 일본의 소니는 기술과 디자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품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소니는 애플이나 삼성과의 경쟁은커녕 여러 해 적자에 허덕이며 침몰하고 있다고 전한다.
현재 한화그룹은 충청도내에 40여개 기존사업 분야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과감한 태양광산업 진출과 한화금융 완성 등으로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기업의 비전을 세우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계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일 것이다. 그런데 그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기업 총수의 손발을 묶어버려 놓았으니,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김 회장은 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했던 선택이 지금 문제가 되어 법정 구속되어 있고 12월 5일 담당 재판부로 부터 보석신청 마저 기각된 상황이다. 현재의 충청인과 출향인사. 재경상공인과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 각계각층에서 김 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필자 또한 재판부가 전후 상황과 지역의 정서, 그리고 김 회장이 그간의 국가경제발전을 비롯한 체육. 문화예술진흥, 지역에 대한 경제적 공로를 십분 고려하여, 다시 한 번 세계경제불황 등 국내 경제 불황의 시기에 기업인의 역량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바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