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교통대란이 벌어진 것은 628번 지방도의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다. 천안과 아산의 경계지역인 음봉사거리의 차량 정체가 천안시내 전역으로 미쳤다. 지방도를 관리하는 충남종합건설사업소 홍성지소는 제설장비 고장으로 아예 출동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눈이 많은 계절을 앞두고 제설장비의 점검과 정비를 제대로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지방도의 제설작업이 엉망이었다고 하지만 이 정도 눈에 천안 도심 도로가 마비될 지경에 이른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혼잡의 주범으로 꼽힌 ‘꼬리 물기’ 역시 경찰이 배치됐으면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적은 눈에도 도로가 마비될 수 있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아 시민 불편을 초래한 안이함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교통대란을 보면서 우려되는 점은 이런 일이 어디 천안뿐이겠느냐는 것이다. 적은 눈에도 도심 교통이 마비되는 일은 이미 숱하게 경험했다. 재난대처 능력을 의심하게 하는 당국의 늑장 대처는 해마다 반복됐다.
충남도가 겨울철 자연재난에 대비해 안전대책본부 운영에 들어갔다. 폭설에 대비해 제설장비를 577대로 대폭 확충하고, 민간장비 230대도 추가로 확보한다는 것이다. 장비도 중요하지만 천안 소동에서 보았듯 더욱 중요한 것이 장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또 시스템 못지않게 공무원들의 대민봉사 정신도 중요하다. 눈 예보가 있으면 미리부터 대비해야 한다.
‘설마’ 하는 안이한 자세가 교통대란을 부른다. 올 겨울은 눈이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도 나왔다. 각 자치단체와 관련 기관들은 폭설재난 대비책을 철저히 점검하기 바란다. 기상재해에 안전하고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짜임새 있게 대응하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천안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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