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에 쓰레기자동집하장치가 설치돼 있으나 사용되지 않고 있다. |
이는 시와 자치구가 크리넷 운영비 분담률을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으로 크리넷의 시설비를 택지분양가에 부담시키고도 장기간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생활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작은 냉장고만 한 투입구에 넣으면 흡입력을 통해 집하장으로 모으는 도안신도시의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은 시작도 못해보고 수개월째 멈춰 있다. 도안신도시 지하에 수송관로 39.9㎞를 매설하고 투입구(465개) 설치가 완료돼 지난 5월부터 운영이 계획됐으나 크리넷 소유와 운영비 부담을 놓고 시와 자치구가 갈등을 빚어 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 대전시장과 서구·유성구청장은 쓰레기 인력수거비는 자치구가 부담하고 이를 제외한 크리넷 운영비 전액을 시가 지원한다는 내용에 합의해 지난 10월 협약서를 체결 했다.
하지만, 서구와 유성구는 내년 크리넷 운영비 4억 5000만원을 본예산(안)에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고 시도 크리넷운영을 지원할 13억9000만원을 본예산(안)에 확보하지 않았다.
서구ㆍ유성구는 시가 관련 예산을 본예산안에 먼저 확보하는 조치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지만, 자치구 고유사무인 청소분야에 대해 추진할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서구의회는 이달치 크리넷 운영비 2억1700만원도 삭감해 이대로 간다면 서구는 확보된 예산이 없어 크리넷을 적어도 내년 5월까지 운영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구 관계자는 “시가 협약 상의 지원금을 본예산에 확보하지 않았고 의회가 크리넷 시설인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시설운영에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성구는 대전도시공사와 도안크리넷 운영 위탁계약을 이달 체결할 계획이나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유성구 관계자는 “12월 한 달 시설운영을 위한 위탁계약을 도시공사와 체결할 예정이나 내년도 예산이 없어 운영을 지속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안신도시 시민들은 도안크리넷 시설비 840억원을 기반시설비로 부담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설에 대해 자치구에 인수인계했고 운영비를 지원하겠다고 협약까지 했으니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한 셈”이라며 “예산은 추경에라도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쓰레기 처리업무에 대해 자치구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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