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네거리, 갑천 쪽으로 뻗은 도로변 자전거전용도로는 자동차 주차장이 된지 오래다. 인도 쪽으로 머리를 대고 주차한 차량들로 자전거는 지나갈 틈도 없다. 아파트 단지 옆 자전거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안동로에서 목원대로 가는 삼거리의 자전거도로는 차들이 우회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도안신도시 자전거도로는 대전시가 '자전거 천국'을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다. 그러나 신도시 내 자전거도로 21.2㎞에는 버스와 화물트럭 등이 나란히 서 있다. 자전거 천국은커녕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불법주차 차량의 천국이 돼 버렸다. 자전거 타기에 불편한 정도를 넘어 사고가 날까 걱정이다. 인도로 올라서면 온갖 건설자재와 쓰레기가 가로막는다. 사람 피하랴 불법주차 차량 피하랴 정신이 없는데 어찌 자전거 탈 마음이 생기겠는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단속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으니 자전거도로가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단속 인력부족과 아직 개발 중이라는 핑계로 방치하자 행정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전거도로 표지판 앞에 버젓이 주차하는 것이다. 적발되는 차량도 거의가 상습적이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제 구실을 못한다면 세금을 쏟아 부어 조성한 까닭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이대로 방치한다면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보아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 더 이상 운전자들의 질서의식을 기대하며 계도를 강조할 것이 아니다. 차량의 자전거도로 진입을 막는 시설을 더 늘리든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해 무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있어도 제구실을 못하는 곳은 도안신도시뿐 아니라 시내 곳곳에 부지기수다. 주차차량, 적치물에 막히는 것이 예사다. '자전거 천국'을 만드는 가장 기본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편하게 타도록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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