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유성구 도안동의 한 아파트 단지 옆 인도와 차도 사이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돼 있지만, 이미 불법 주ㆍ정차 차량들에게 점령돼 자전거 이용자들은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비슷한 시간대 도안신도시 일대의 자전거 전용도로 상황은 대부분 마찬가지다. 주변에 상가와 아파트 신축공사가 이어지면서 공사 차량들이 불법 주ㆍ정차를 반복하며 자전거 전용도로를 점령한지 오래다.
이날도 지척에 자전거 전용도로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운전자들은 개의치 않은 듯 자전거 도로 위에 장시간 차를 세워두면서 자전거 통행을 막아서고 있었다.
앞서 주말인 지난 1일께 도안동 목원대 부근 상가의 자전거 전용도로 역시 불법 주차 차량으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도를 구분하는 분리시설에 차량 바퀴를 올린 채 주차한 상태였다.
인근 주민 김모(46)씨는 “주말이나 금요일 밤에는 불법 주차차량들로 인해 자전거 전용도로인지 일반 도로의 갓길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비싼 세금 들여 설치해 놓고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전시청과 유성구의 인터넷 게시판에도 도안신도시 자전거 전용도로의 불법 주차차량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상 도로상의 불법 주ㆍ정차량에는 적발시마다 승용차 4만원, 승합차 이상 5만원의 범칙금이 부과 된다.
범칙금 부과에도 불법 주ㆍ정차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도안신도시가 아직까지 도시 개발 중으로, 공사현장의 투입인력과 인근 부동산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할 구청의 설명이다. 올들어서 유성구가 도안신도시 내 관할구역의 주차 단속을 실시해 적발한 건수는 1057건이었으며, 적발된 사람중에는 건설현장 근로자 등 상습 불법주차 행위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성구 관계자는 “도안신도시가 도시 개발 과정에 있다보니 관련 인력들이 불법주차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들에 대한 계도 및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전거 전용도로라는 개념이 아직까지 시민들 사이에서 확립되지 않아 노란선 안의 흰선을 보고 공용 도로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엿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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