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존하는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서산 해미읍성 야간 모습. |
서산지역의 관광은 크게 2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가장 추천할 만한 코스가 서산 IC에서 빠져나와 마애여래삼존상과 보원사지를 돌아보고 개심사를 거쳐 해미읍성과 천주교 순교성지에 이은 간월도 관광이다. 또 다른 코스는 해미 IC에서 나와 해미읍성을 돌아보고 간월도를 거쳐 팔봉산 등산과 대산공단과 대호 방조제를 따라 당진 석문 공단을 통해 상경하는 코스다. 테마별로 서산 관광지를 돌아본다. <편집자 주>
#운산 용현계곡 및 아라메길
온 가족이 오순도순 단란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있다. 바로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과 용현계곡 일원으로 이곳은 주변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인근에 조선 세종 때 축조된 해미읍성을 비롯해 충남 4대 명찰로 손꼽히는 개심사 등 다양한 관광명소로 이름나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넉넉한 인심과 천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며 서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선정된 '서산9경'이 4개나 있는 최적의 비경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톨게이트를 나와 지방도 647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시골 성당과 대철중학교가 나오고 500m 정도 가면 덕산 마애여래삼존상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고 가다보면 인심 좋고 물 좋다는 미륵벌이라는 마을(용장2리)이 나온다. 이어 고풍저수지 제방을 끼고 향수를 느낄만한 터널을 지나 용현계곡에 다다르는 길은 주변이 아름다워 내내 기분 좋고 상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용현계곡 초 머리에 다다르면 돌무지 위에 우뚝 서 있는 미륵불이 보이며 국보 제84호인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삼불교다리를 건너 산길을 200m쯤 오르면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반긴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중앙에 석가여래입상이 있고 오른쪽에는 미륵반가사유상, 왼쪽에는 제화갈라보살입상이 선명하게 조각돼 있다. 또 햇빛의 각도에 따라 미소가 변하는 모습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존하는 국내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백제후기의 작품으로 매년 20여만명의 관광객과 불교인들이 찾고 있다. 마애여래삼존상에서 내려와 약 1.5㎞정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커다란 주차장이 나오고 이곳에 차를 주차한 후 상류와 하류 양쪽에 계속해서 천연적인 삼림욕장이 펼쳐져 있고 맑은 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이곳 용현계곡은 가야산 석문봉(653m)을 중심으로 옥양봉(621m)과 일락산(516m) 사이로 길게 형성되어 있으며 주변경관이 수려하다. 또 계곡 자체가 굽이굽이 흐르는 것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도 물이 맑고 차가워 30분정도 발을 담가 놓을 수 없을 정도며 여름철에는 가족단위 물놀이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1.5㎞ 떨어진 보원사지(사적 제316호)로 자리를 옮기면 신라 말기에 세워졌던 보원사 옛터가 있어 석조(보물102호), 당간지주(보물 103호), 오층석탑(보물104호), 법인국사 보승탑(보물 105 호), 보원사지 법인 국사 보승비(보물 106호) 등 자연과 역사를 함께 접할 수 있다. 보원사 창건연대는 확실치 않지만 통일신라 후기에서 고려 전기 사이인 것으로 추정되며 금동여래입상이 발견돼 백제 절일 가능성도 있다.
운산면 신창리 상왕산(象王山) 기슭에 위치한 개심사(開心寺)는 충남4대 명찰로 손꼽히며 이름 그대로 잠시 일상을 떠나 마음을 열 수 있는 번다(煩多)하지 않은 곳에다 친환경 트레킹코스 '아라메길'이 개통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의 '우리 마을 녹색길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한 '서산아라메길'은 이러한 명소들을 자연스레 연결하면서 걷기 편하고 그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아라메길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아늑함과 포근함이 담긴 특색 있는 트레킹 코스다. 운산면 여미리 유기방가옥을 시작으로 해미읍성 앞까지 20.2㎞에 이르는 아라메길을 따라 걷다보면 서산의 아름다운 산과 바다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오솔길은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다. 귀가하는 길에는 광활한 한우개량사업소 한우 방목지와 우리나라 읍성(邑城)중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성이며, 이순신 장군의 근무지로도 유명한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을 돌아볼 수 있다.
천주교 박해성지로도 유명한 해미읍성은 전통공연과 각종 상설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되고 있어 체험학습과 가족여행을 함께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발길이 연중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10월에 개최한 '제11회 해미읍성 역사체험축제'는 25만여 명이 방문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세계적 철새도래지 서산 천수만을 찾은 큰 기러기. |
천수만으로 이동하면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다.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방조제를 쌓아서 인공호수인 갈월호(A지구), 부남호(B지구)와 대단위 농경지가 형성돼 있다. 호수는 철새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농경지는 추수 후 남겨진 낟알들을 제공하는 먹이 터가 되었다. 덕분에 겨울이면 세계적으로 진귀한 새들을 마음껏 만나 볼 수 있다. 새들이 일시에 이동하는 동틀 무렵과 해질 무렵이면 온갖 새들의 소리가 천지를 뒤덮는다. 철새도래지를 뒤로하고 서편 바다를 보자면 암자가 있는 작은 섬에 저녁노을과 함께 일몰이 연출돼 장관을 이룬다. 간조시에는 뭍과 연결되고 만조시는 섬이 되는 신비를 간직한 이곳이 바로 간월암이다. 간월암은 조선초 고승 무학대사가 작은 암자를 지어 무학사라 부르던 절이 자연 퇴락되어 폐사된 절터에 1914년 송만공대사가 중건한 후 간월암이라 했다.
#기암괴석과 송림이 일품인 팔봉산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 양길리, 금학리의 3개 마을에 접하며 솟아 있는 팔봉산은 가족단위 등산로로 각광 받고 있으며 가로림만과 천수만에서 나오는 풍부한 어족자원과 유명한 특산물들이 즐비하다. 이 산의 제일 높은 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되어있고, 그 아래는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 운암사지를 비롯해 경수암지, 여러 곳의 천제(天祭)터 등 문화유적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이다.
팔봉산의 주 봉인 3봉에 오르면 산 아래 농촌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탁 트인 리아스식 해안과 갯벌이 펼쳐진다. 또한, 멀리 대산 석유화학공단과 황금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천수만과 AB 지구까지 바라볼 수 있다. 산의 형세가 병풍처럼 펼쳐 있고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정기 있게 솟아 있으며, 이 산의 명칭은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 데서 유래되었다.
이곳 팔봉산을 끼고 형성된 마을에는 이고장 특산물로 해풍을 맞고 자라 저장성과 당도가 뛰어난 봄감자를 재배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여름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리고 있다. 또한 서산시는 최근 팔봉산 주차장에서 구도항과 갯벌체험장을 거쳐 돌아오는 22㎞ 의 친환경 트레킹코스인 아라메길을 개통해 테마관광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서산=임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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