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있으나마나 분수대는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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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있으나마나 분수대는 예산 낭비

  • 승인 2012-12-02 16:54
  • 신문게재 2012-12-03 21면
대전지역 공원과 관공서에 설치된 상당수 분수대가 친수공간이 되지 못하고 연중 몇 차례 가동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수대가 도시 미관이나 시민 휴식 기능에서 멀어져 먼지만 쌓여 도심 속 명물 아닌 애물이 된 것이다. 이처럼 방치되거나 가동이 뜸해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분수대 기능을 상실했다고도 볼 수 있다.

분수대 등 수변시설을 어떤 명분으로 설치했든 연중 10일 남짓 가동하고 정지돼 있다면 설치 목적에 어긋난다. 전기료 지출과 관리비 등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잠자는 분수대는 도시 랜드마크는 고사하고 도심 흉물이 안 되면 다행이다. 사전에 충분한 정책적 검토로 수요를 예측해 분수대를 설치하지 않았기에 생긴 현상이다.

자치구마다 경쟁적으로 설치해놓고 바싹 말라 있는 분수대는 철구조물에 다름 아니다. 활용하지 않을 바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는데도 택지개발 지역 공원에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설치 전 적정성 여부를 따지고 설치 후에는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챙겨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근시안적 행정이 된다.

물론 시민들이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분수대를 당장 철거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한 달에 몇 시간 가동에 불과하고 그나마 겨울이면 멈춘다면 시민적 호응을 받을 리 없다. 도심 곳곳의 분수대의 관리ㆍ감독과 정상 활용 방안을 찾아봤으면 한다.

보도된 대로 주택단지 개발 때마다 분수대가 우후죽순으로 설치되는 것은 예산 낭비일 뿐이다. 예산이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게 좋다. 테마시설로 만든 음악분수대는 더 그렇다. 리모델링이나 보수가 어려운 노후 시설물을 새로 교체하는 데는 초기 설치비에 맞먹는 예산이 든다.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때 과감히 철거하는 것도 방법이다.

분수대 하나 만들어도 생태환경을 고려하고 새로 설치할 계획이 있으면 신중히 따져 활용도가 낮으면 사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전시행정을 위한 분수대 추가 설치는 없어야 한다. 분수대가 예산 낭비의 표본이 돼서는 안 된다. 전기료 등 유지비 외에 우리가 물부족 국가라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분수대 대신 생태연못 등 다른 대안도 함께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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