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륙교 갯벌파괴·생존권 위협”

영목항 인근주민 대책위 구성… 국토청 항의 방문

안면도와 보령을 잇는 연륙교 건설 공사와 관련해 일부 지역 주민들이 갯벌 파괴로 인한 생존권 문제를 주장하며 국토관리청과 대립하고 있다.

태안군 고남면 영목항 인근 갯벌을 준설해 연륙교 건설을 위한 접안시설 매립토로 사용한다는 계획 때문이다.

영목항 인근 주민들은 갯벌 파괴로 인한 생존권 위협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토관리청은 대안이 없는 만큼 보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영목항 인근 주민들은 '태안-보령 연륙교 공사 피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30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거센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책위는 대전국토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갯벌을 매립토에 이용하지 말고 다른 곳의 흙을 사용하라”고 요구하며 “계획된 방식의 준설 공사는 갯벌을 파괴하고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책위는 이어 “연륙교 공사 자체가 어민들에게 피해 줄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공사에는 찬성했지만 갯벌을 파괴하며 공사하라고 찬성해준 것은 아니다”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주민 민원에 대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이들은 “몇차례나 실무자 면담을 했고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국토관리청은 오로지 보상절차만 논의하려고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편승환 대책위원장은 “갯벌 훼손시 바지락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어민들의 생존권에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왜 갯벌만을 매립토로 이용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관리청은 갯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전국토청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매립토를 가져오는 것은 예산 낭비 등 여러가지 문제를 초래한다”며 “다른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공사를 본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사로 인한 피해는 감정 평가 등 법적 허용범위에서 최대한 보상해줄 계획”이라며 “주민들의 여타 요구사항 역시 검토 후 수용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안-보령 연륙교 건설은 보령과 태안군 안면도를 잇는 14.1㎞의 사업으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한 뒤 2018년께 완공할 예정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