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정부중앙부처의 세종청사 이전이 시작되면서 1일 세종시 정부청사에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소속기관의 이삿짐이 들어오고 있다.
세종=이민희 기자 |
지난 주말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 재개와 함께 중앙 공무원들은 새둥지를 맞이한 소감을 이 같이 표현했다. 지난 9월 국무총리실 1차팀에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총리실 2차팀 185명, 국토부 519명, 농림부 350명 등 3개 기관 소속 1054명이 세종시에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3일 정상 근무에 차질이 없도록 짐풀기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가슴 한 켠엔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듯 했다. 이날 만난 중앙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시간이 갈수록 세종시가 발전하고, 미래 명품도시이자 제2수도로 도약할 것이란 믿음을 잃지않았다.
세종시 건설 취지인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대의도 실현될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토부 운항정책과 소속 최호정(41ㆍ남)씨는 “처음엔 많이 암담했는데, 지난달 초 가족 모두와 내려오고 사무실도 이전하니 새로운 마음이 샘솟는다”며 “잘해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열심히하고 싶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모든 기반시설과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 생활에 익숙한 이들에게 이곳은 여전히 낯선 땅이었다.
주거지를 마련한 이들에게는 두 집 살림에서 오는 경제부담 가중, 출퇴근을 결심한 이들에게는 지친 일상, 문화ㆍ예술ㆍ체육ㆍ웰빙 인프라 부족에서 오는 박탈감, 가족과 생이별에서 오는 외로움과 육아 문제가 이들 앞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월 20만원에 그친 정부의 지원금과 청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첫마을 아파트 공급의 한계, 이전시기와 입주시기의 불일치, 오송역 KTX 출퇴근시간대 예약의 어려움, 정부청사 어린이집 입학까지 치열한 당첨 경쟁 등이 현실 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희은(36ㆍ여) 국토부 정보화통계담당관실 관계자는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정상적인 환경이 아니어서 불편하다. 조금 더 완성된 상태에서 내려왔으면 했는데 아쉽다”며 “지난 9월 연기리에 투룸을 얻었고 당분간 혼자 지내야할 것 같다. 아이는 유치원 부족으로 못 데려왔는데, 청사 어린이집 입학도 만만치않아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총리실 국정운영2실 소속 정모씨는 “앞선 투어 때도 바빠서 내려오지못해 세종시엔 정말 처음이라 낯설고 불안하기도 하다”며 “2014년 말 분양받은 아파트로 가족들 모두를 데리고 오겠지만, 당분간 불편함을 감수해야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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