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부사호 부족 용수 공급 등 사업 필요성에 대해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으나, 관련 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문제가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2일 도에 따르면 도는 서천군과 부여군, 보령시 일원 1962㏊(신규 1399㏊, 보강 563㏊)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판교지구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152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금강호에서 물을 끌어올려 상습 가뭄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송수관로 3곳 1.8㎞와 양수장 3곳, 용수로 51조 95.3㎞에 관련시설이 설치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서천 7개 읍ㆍ면(마산, 시초, 문산, 판교, 비인, 종천, 서면)과 부여 옥산면, 보령 미산면 등 3개 시ㆍ군 9개 읍ㆍ면이 혜택을 보게 된다.
그러나 금강하굿둑에 대한 해수유통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판교지구 용수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판교지구 용수개발사업은 지난 6월 28일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명박 대통령 간의 화상회의에서 항구적 가뭄극복 대책으로 보고됐으며, 7월 농수산식품부에 정식으로 건의됐다.
하지만, 농수산식품부는 금강 해수유통 문제가 결론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500억원 정도를 투입해 사업을 완료하더라도 금강에 해수가 유통될 경우 농업용수로 쓸 수 없게 돼 사업 자체가 무의미해 진다”는 설명이다.
도가 해수유통은 장기적 문제이고 판교지구 개발사업은 시급한 사안이라며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도는 서천군이 주장하는 금강 해수유통 보다는 하구역 생태환경 개선과 장항항 기능 회복을 위한 퇴적토사 준설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자료에 의하면, 금강 하굿둑 내ㆍ외측에 연간 약 80만t 규모의 토사가 퇴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또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 등 홍수피해 대비 배수능력 확대를 위한 배수갑문 증설을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금강 해수유통 시 당장 농업용수 확보 등 후속대책이 없다는 큰 문제가 있다”면서 “현실적 대안으로 장항항 토사퇴적 준설과 배수갑문 증설이 훨씬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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