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한일고는 3년 연속 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전교생이 보통 학력 이상의 성적을 냈다. 3년 연속은 충북 교원대부설고와 한일고 2곳뿐이라고 한다. 대전교육청은 ‘맞춤형 학습클리닉 운영’이, 충남교육청은 ‘학력 NEW프로젝트’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각각 평가했다. 교육가족 모두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열매일 것이다.
학교에서 잘 가르쳐 우리 아이들 학력이 나아졌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대전·충남의 뛰어난 성적이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강요, 예·체능 대신 국·영·수, 정규수업 시간에 문제풀이 같은 파행교육 덕분이라면 그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되면 어린 학생들에게 경쟁의식을 강요하는 부작용을 빚을 수밖에 없다. 평가를 앞두고 매번 지적돼왔음에도 고쳐질 기미가 없는 비교육적 행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한들 의미가 없다.
학력 신장은 인성 또는 전인교육 못잖은 학교교육의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자율을 무시하고 경쟁만 부추겨서야 교육이 올바르게 될 리 없다.
냉정하게 따지면 학업성취도 평가는 보통 학력 이상과 미달로만 구분하는 그야말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수준이다. 상위권은 기초학력 미달자 수가 적다는 의미일 뿐, 학교나 지역 전체 성적이 우수하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챙겨야 할 것은 정상권 성적표가 아니라 미달 학생들이다. 줄었다고는 하나 중학교의 미달자 비율이 대전 2.6%, 충남 2.9%나 된다. 무엇보다 중학교의 학력 지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학업성취도 최상위권’이라는 성적표를 교육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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