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 [연합뉴스 제공] |
박찬호 은퇴 '두가지 추측'
박찬호가 28일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즌 막판까지 현역 연장에 의지를 보였던 박찬호이기에 이같은 결정이 야구팬들에게 더욱 의아스럽게 다가온다.
은퇴 결정 왜?=1973년생인 박찬호는 우리나라 나이로 정확히 불혹이다. 송진우(전 한화), 김용수(전 LG) 등이 40세를 넘겨서도 현역 생활을 한 전례는 있지만 이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40세는 야구선수로서 '환갑'이나 다름없다.
실제 박찬호는 한국 무대 진출 이후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전반기 16경기에서는 4승 5패 평균자책점 3.77로 선전했지만, 후반기 7경기에선 1승 5패 평균자책점 8.23점으로 부진했다.
더욱이 후반기에는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한달 가량 제외되는 등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은퇴 이유가 야구단 경영수업을 위한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찬호는 시즌 종료 뒤 미국 LA에서 한달 간 머물며 전 LA다저스 구단주인 피터오말리 등을 만나 야구단 경영과 관련한 의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말리 가문은 얼마 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인수한 당사자다.
박찬호는 지난 10월 마지막 선발 등판을 마친 뒤 “앞으로 야구 경영을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은퇴 이후 야구단 경영 참여를 추측케 했다.
입맛 다시는 한화=박찬호 은퇴 결정으로 한화도 섭섭한 처지가 됐다. 올 시즌 박찬호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구단 흥행에도 크게 기여한 '블루칩'이었기 때문이다.
한화의 올 시즌 홈 관중은 지난 1987년 리그 참여 이후 처음으로 50만을 돌파했다.
'대박 관중'은 야구 열기가 높아졌음을 감안하더라도 슈퍼스타 박찬호의 존재가 큰 기여를 했음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 시즌 개막 이후 수차례 박찬호 선발 등판 경기가 매진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내년 독수리마운드의 운영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이스 류현진이 LA다저스와의 계약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박찬호마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발진 두 자리가 비게 됐다.
한화 코칭스태프도 시즌 종료 뒤 박찬호 은퇴를 염두에 두고 내년 시즌 마운드 운영을 준비해 오고 있었지만, 막상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중 동원과 투수진 운영을 제외하고도 선수단의 '맏형'이 은퇴한 데 따른 보이지 않는 손해도 감수해야만 한다. 박찬호는 시즌 내내 후배들이 실수할 때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힘을 불어넣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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