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도 인력도 없고 판로도 막힌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29일 충남도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주최한 세미나는 판로 및 자금지원 등 체질 개선 전반을 돌아보는 유익한 자리였다. 내포시대 충남 중소기업 지원 정책 방향을 짚어본 것이지만 다른 지자체에도 적용 가능한 공통분모가 도출됐다. 정책으로 잘 가다듬어 중소기업의 선순환 펌프를 만들 마중물 같은 지원책을 펼쳤으면 한다.
지역 중소기업이 직면한 4대 과제는 자금, 기술, 인력, 판로 해결이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대기업과의 수직적 연계성이나 하도급계열의 견지에서 중소기업을 보는 시각부터 잘못됐다. 생산성이 대기업의 35%에 불과한 데다 물건을 만들지만 판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판로 확보에 그치지 않고 부족한 마케팅 실행력을 키워줘야 할 것이다.
지자체의 판로 지원 규모의 영세성 탈피도 함께 지적됐다. 금융 지원도 한계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이전의 요소투입형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물적 담보에 의존하는 금융권의 자금 지원 방식은 특히 보완할 점이다. 판로 지원은 시장관리까지, 육성자금 지원은 연구개발 체제를 구축해 혁신형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소기업 기(氣) 살리기, 이를 통한 제 몫 다하기와 제 몫 키우기다.
중소기업 지원책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할 당위성은 더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새 국제통상질서에서 내수에만 안주하면 국내 시장경쟁에서조차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이다. 또한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데, 투자 여건과 실무 지식 부족 등 해외 진출 초기 단계의 애로를 해소해줘야 할 것이다.
세미나에서는 중소기업 지원 실효성 강화 문제도 제기됐다. 사실 지금까지의 지원 효과 분석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중소기업의 59.8%가 지자체 지원으로 큰 영향이 없었다고 응답한 사례가 있다. 근본적으로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은 을이 되는 불평등 구조와 인식부터 확 바꿔야 한다. 끝으로 중소기업 지원 및 정책조정 기능 강화에 필요하다면 중소기업부 신설도 논의해볼 여지가 있다.
황미란기자0000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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