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중]'코미디'와 매너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시중]'코미디'와 매너

[중도춘추]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2-11-29 14:09
  • 신문게재 2012-11-30 20면
  • 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 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 김시중 우송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우리는 코미디프로를 보면서 코미디언들의 연기를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코미디프로의 인기가 물론 코미디언들의 코믹한 연기 덕분이겠지만, 의상과 대사 등에서의 '에티켓 파괴'도 한몫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러한 코미디프로를 보고 웃던 우리의 에티켓 점수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과연 우리가 문을 드나들 때 다음 사람을 위해서 잠시 문을 잡고 기다려주는 등의 기초적인 공공예절에서부터 직장과 가정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규범, 나아가 해외여행 중에 지녀야 할 매너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기초적인 예의범절을 얼마나 알고 실천하고 있을까.

좋은 매너와 에티켓은 그 사람의 인격을 돋보이게 해준다. 그래서 개개인에게 매너는 개인의 경쟁력이다.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아무리 뛰어난 전문성을 갖췄다고 해도 품위있는 매너를 모른다면, 그 사람의 성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 걸음 나아가서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의 경쟁력은 높아지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탈무드』에 포도주 얘기가 나온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임금님이 잔치를 열기로 했다. 임금님은 이런 글을 적어 초대장을 보냈다. “포도주를 조금씩 가지고 오세요. 그 포도주를 한 항아리에 부은 뒤 나눠 마십시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하나 된 공동체임을 확인합시다.” 잔칫날 참석자들은 가져온 포도주를 항아리에 부었다. 임금님은 흐뭇했다. 그러나 포도주 맛을 본 순간 임금님 표정이 굳어졌다. 포도주가 아닌 물맛이었기 때문이다. 참석자 모두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여 포도주에 물을 타서 가져왔기 때문이다.

예절에 적용할 수 있는 얘기다. 예절이란 '나부터'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ㆍ서양에 예절을 다룬 책이 많다. 흥미롭게도 첫 장은 대개 인사에 관한 것이다. 이유는 예절이란 나와 남과의 만남을 맺어주는 중매자이며, 만남 예절의 첫 행사가 인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인사예절을 잘 생각한다. 사실 유치원 및 초등학교 시절 처음 배우는 예절교육은, 선생님이 이름 부르시면 “예”라고 대답하는 인사 예절이다. 그래서 인사를 쉽게 생각하며, 곧잘 인사를 다룬 첫 장은 뛰어넘고 바로 2장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성인이 된 뒤 이 기초적인 인사예절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매너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인사도 제대로 못 한다'가 1위로 꼽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매너의 첫걸음은 인사이다. 주위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우선 인사부터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과 휴대전화 사용 인구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제 우리의 생활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에서 보면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에티켓을 지키고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버스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들,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꺼놓지 않은 사람들이 그 예다. 다른 사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인터넷과 휴대전화 사용예절을 지켜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친척, 직장동료, 이웃에 대해선 예절을 지키려 한다. 그러나 예절이란 더 광범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만약 예절의 목적이 친척, 동료와 원활한 관계유지에만 있다면, 동료 외의 사람들에게는 예절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으로 연결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저녁 식탁에서 자신을 돌이켜 보며 또한 각자의 에티켓 점수를 생각해보고 내일부터는 좀 더 멋있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