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학]더 많은 기부천사를 꿈꾸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재학]더 많은 기부천사를 꿈꾸며

[중도프리즘]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2-11-29 14:08
  • 신문게재 2012-11-30 21면
  •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 김재학 대한지적공사 대전충남본부장
바야흐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다. 지난 20일, 드디어 한국영화가 사상 최초로 연간 관객 1억 명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한국 영화는 양적, 질적으로 사상 최고의 전성기라 할 만하다. 초대박 이라 할 수 있는 1000만 관객 영화가 2편이나 탄생하였고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무려 9개나 된다. 더구나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최고상을 거머쥐었으며 박찬욱, 김진욱 감독 등은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고 배우 이병헌은 이미 월드스타 반열에 올라와 있다.

반면 이들과는 다르게 조용히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영화가 있어 화제다. 지난 22일 개봉한 '철가방 우수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작년 가을,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살다간 진정한 기부천사 고 김우수 씨의 실화를 영화화 한 이 작품은 유독 많은 사람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되어 더욱 유명해 졌다. TV 간판 사극스타 최수종이 18년 만에 스크린에 주인공으로 복귀했으며, 국민 멘토 가수 김태원은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라는 OST를 만들어 이 영화에 선물했다. 작품 속 전 출연진과 제작진이 노개런티로 제작에 참여하였고 영화의 수익금 역시 고인의 뜻대로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기부된다.

고아로 자라 노숙과 허드렛일로 연명하며 가난과 분노로 얼룩진 삶을 살아온 고 김우수씨는 불혹의 나이에 또 한 번의 큰 실수를 저질러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출소를 반년 앞둔 2006년 우연한 기회에 어린이 재단에서 발행하는 잡지를 읽고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기로 다짐한다. 출소 후 그는 중국음식점 배달부로 열심히 일하며 월급 70만원을 쪼개 아이들 다섯을 후원하고 나머지 돈으로는 사망보험을 들어 수령자를 후원단체인 어린이재단 앞으로 계약 후 장기기증까지 약속한다.

기부천사로 행복한 생활을 하던 그는 2011년 9월 25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승용차에 부딪히는 사고로 54세의 나이에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고야 만다. 생전에 그는 '여유가 있어야 돕는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며, 건강하게 오랫동안 아이들을 후원하는 것이 내 유일한 소망이다'라고 말해 많은 이들로 하여금 기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 '철가방 우수씨'는 어쩌면 흥행과는 거리가 멀지 모른다. 흥행이 목적인 상업영화가 아닌 나눔과 행복에 관한 기획 영화에 가깝기 때문이다. 나눔 문화 확산과 더 많은 기부천사를 꿈꾸며 아낌없이 재능을 기부한 문화 예술인들의 진정성과 고 김우수씨가 남기고간 아름다운 선행들은 결코 흥행이나 관객 수와는 견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때 '소셜 네트워크'란 영화로 유명해진 SNS 선두기업 '페이스 북'의 창업자 마이크 주커버그는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며 '사람들은 기부를 하기 위해 나이가 들 때까지 기다리지만,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며 기부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해 많은 이들을 감동 시켰다. 유명 가수 김장훈은 연예계의 기부천사로 정평이 나 있으며 섹시 디바 이효리 역시 탈북 어린이들의 학교에 기부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렇듯 나눔의 가치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을 나누는데 있다. LX 대한지적공사 역시 공기업으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적극 실천하기위해 장학회 운영, 재해지역 수수료 감면 등 금전적인 기부 외에도 농촌 일손 돕기, 우리 농산물 구매, 헌혈, 지식기부 등 다양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대전·충남본부에서는 다문화가족지원, 행복나눔측량, 문화재지킴이, PC및 디지털측량장비 기증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봉사와 사랑 나눔을 실천 하는데 적극 앞장서고 있다.

2011년 세계기부지수(WGI)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1위, 아일랜드가 2위를 기록했고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세계 경제규모가 12위인 우리나라는 5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10년 우리의 기부문화는 규모면에서 6배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인색한 수준이다. 날이 갈수록 수은주가 떨어지고 있는 요즘 '철가방 우수씨'와 같은 기부천사를 더욱 많이 보고 싶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