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시는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당위성과 명분 등을 제시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대선을 의식, 경제계를 내세우고 시는 뒤로 한발 물러선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 이같은 행보에 일각에서는 지방은행 설립 시 막대한 자본금 확보와 운영방안 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시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해 정치권과 시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방은행 설립에 대해 구체적인 운영방안과 대선공약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는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건의할 내용을 협의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선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대선을 하루 앞둔 다음달 18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경제계와 학계 등이 참여하는 유관기관 및 단체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대선 후 인수위에 건의할 지방은행 관련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같은 시의 행보에 대해 금융권과 기업 등에서는 설립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제껏 시와 경제계는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필요성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자본금 출자, 인력, 운영 등에 대한 입장이 발표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 초부터 이제껏 진행돼 온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 과정을 들여다보면 답답한 심정”이라며 “지금까지 지방은행과 관련해 진전된 내용이 없는데 인수위에 건의할 내용부터 협의하는 것은 일의 순서가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들의 공감대부터 형성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방은행 설립 후 충청은행의 전철을 밟는다면 그 책임은 시에서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의 행보와 대조를 보이면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강원도는 투자자 모집, 시장성 규모 등을 재검토하면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필요성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이라며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지자체만으로 힘들기 때문에 경제계와 지역민의 의견을 결집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립 후 시장성 등 지방은행이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파악해야 된다”며 “섣불리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신중히 하나하나 되 집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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