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구 교수 |
지방대학 없는 균형발전도 불가능하다. 지방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이다.
좋은 대학이 있는 지역치고 낙후지역 없고, 선진지역치고 좋은 대학 없는 지역도 없다.
이것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고 있고, 그 지역을 이끌어 가고 있는 원동력이 지역대학에 있음을 의미한다.
지방대학을 살리자는 것은 지방을 살리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출신의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유학을 떠나는 두뇌유출의 가속화는 지방대학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지방의 우수인재들은 몇 단계에 걸쳐 수도권으로 떠나버리는 유출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단계로 수도권대학 입학생의 48.8%가 지방고교 출신 학생들에 의해 충원되고 있으며, 수능성적 상위 5% 우수학생의 80%가 서울소재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2단계로는 지방대학 재학생들이 수도권대학으로 대거 편입학을 시도하고 우수졸업생들이 대학원 진학을 하면서 수도권으로 유입된다.
다음 3단계로는 지방대학 졸업생들이 직업을 갖기 위해 일자리 없는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린다.
지방의 일자리는 저급 단순직이 주류를 이룬다.
높은 숙련 및 기술력, 고부가가치, 높은 보수와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전문ㆍ기술ㆍ행정관리직의 일자리는 수도권이 65%를 점하고 있다.
이제 지방대학의 문제는 개별 대학이 아니라 지방의 문제로 보아야 하며, 수도권과 지방 상생발전을 통한 국가발전이라는 명제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인재중심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첫째, 지방대학 출신의 취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대학이 소재하는 해당지역 공공기관에서 채용의무제를 실시하고, 국가적으로는 인재지역할당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우수인재가 지역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지방대학 출신도 국가의 일을 할 수 있음에 따라 지방대학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둘째, 지방거점국립대학을 중점 육성하는 한편, 지방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준공립화 수준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국립대학에 대해서는 서울대를 포함 대학간 공동학위제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학비지원 등을 통하여 재학생 부담을 완화함으로서 지방대학의 성장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지역혁신의 원동력으로서 지방대학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발전은 지방 스스로가 혁신과 발전의 주체가 될 때 가능하다.
지방대학은 그 중심에 있다.
따라서 지역발전의 동력을 창출하려면 지역소재 대학과 기업, 연구소, NGO, 자치단체가 네트워크를 통하여 협력과 혁신을 확산시키는 지역혁신체계 구축이 긴요하다.
넷째, 구체적인 실천의지를 '지방대학육성특별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특별법을 통해서 지방대학육성계획을 수립하고, 지역혁신체제 구축을 위한 지방대학 지원, 지방거점대학의 지정 및 육성, 특화된 분야에 대한 집중적 육성 및 지원, 지역주민에 대한 등록금 감면 등을 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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