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최진행 등 '한방'을 갖춘 우타자는 즐비하지만, 타선의 좌-우 균형을 맞춰줄 중장거리 좌타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화는 최근 장성호를 롯데에 내주고 루키 투수 송창현을 받는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가능성 있는 젊은 좌완투수를 데려온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화 좌타자 가운데 유일한 거포를 내준 데 따른 출혈이 만만치 않다.
장성호는 올 시즌 3번 또는 5번 클린업트리오로 대부분 활약하며 타율 2할6푼7리 113안타 9홈런 52타점을 올렸다. 통산으로는 2할9푼7리 2007안타 216홈런 100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977년생으로 전성기는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 장성호지만 언제든지 '한방'을 쳐줄 수 있을 것 같은 무게감은 여전하다.
이같은 장성호가 한화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독수리타선은 내년 시즌 좌타 거포 부재에 시달릴 전망이다.
1군급 실력을 갖춘 좌타자 전력으로는 올 시즌 타율 2할5푼3리 2홈런 22타점의 강동우와 고동진(2할7푼 3홈런 29타점), 연경흠(1할7푼7리 1홈런 5타점), 김경언(2할4푼3리 4홈런 31타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파워와 정교함에 있어 장성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김태균, 최진행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완, 정현석까지 가세하며 힘이 한층 실린 우타자 라인의 짜임새에 크게 밀린다.
이에 따라 한화의 중심타선도 올해와 달리 우타자 일색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이승엽, SK 박정권, 롯데 손아섭, 두산 김현수 등 올 시즌 상위권에 포진한 타 팀이 중심타선에서 좌-우 균형을 맞추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대팀들이 승부처에서 한화 중심타선과 만나게 되면 우타자에 강한 언더핸드 또는 사이드암 투수의 집중 투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화 코칭스태프도 이같은 점을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얼마 전 기자와 만나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짧게 끊어치는 연습을 마무리훈련에서 주로 하고 있다”며 좌타 거포 부재에 따른 팀 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트레이드로 좌타 거포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한화에서도 대어급을 내줄 수밖에 없이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기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내년 시즌 개막까지 김응용 감독이 독수리 타선의 좌타 거포 부재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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