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연수원은 동량면 화암리 약 10만㎡의 대지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 2동과 교육관, 휴양동 등을 갖추고 2010년 8월 준공됐다.
하지만 연수원은 준공 이후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공헌사업에 사용될 것이라는 당초 약속과는 달리 오직 은행의 기업논리에 따라 사용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2006년 현 부지에 종합연수원 건립을 추진하면서 환경문제로 난항을 겪자 “연수원이 지역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당위성을 들며 충주시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시는 제천, 단양 등 인근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연수원의 오ㆍ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이끌어냈다.
실제 연수원은 충주댐 광역상수도 상류 1.5㎞이내 중점 관리대상지역에 위치해 있다.
결국 연수원은 충주시의 이런 노력으로 충주호가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속에 자리잡으며, 준공 이후 전국 기업은행 거래 기업들의 무료 연수장소로 사용되면서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준공 2년 3개월이 지나도록 충주시민들은 연수원을 한 번도 이용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기업은행의 자체 연수원 운영 규정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친목이나 공공목적을 위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주시민들은 “중소기업은행의 이런 말바꾸기는 자신들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반인 뿐 아니라 충주지역 기업체들의 이용율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기업인협회가 지금까지 단 두번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업은행과 거래실적이 있는 기업들만 참여를 받는 연수원의 또 다른 규정 때문이다.
충주지역에는 11월 23일 현재 697개의 기업체에서 총 2만 1816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 기업들은 인근에 전국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연수원이 있지만 사용할 수 없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충주산업단지의 한 관계자는 “충주에 있는 기업들에게 기업은행연수원은 그림의 떡과 같다”면서 “기업은행과 거래가 없어도 충주에 거주하는 사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수원은 개원 이래 항상 200여명 이상이 상주할 정도로 일정이 빠듯해 사실상 일반시민들의 이용은 불가능하다”면서 “기업과 관련있는 연수가 목적이라면 언제든지 오픈마인드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이 아닌,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연수원 등은 최근 지역사회 연계를 중시하는 경향에 따라 차츰 일반시민들에게 시설을 개방하고 있는 추세다.
충주=최병수 기자 cbs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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