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표 대덕대 총장 |
따라서 유권자인 국민들은 무척이나 답답하고 짜증스럽다. 차분하게 이것저것 따져보고 이해시켜 희망의 축제로 만들어야 할 선거가 20일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없다. 단일화 굿에 함몰되어 그 많은 시간 다 흘려버리고 자질, 능력, 정책, 공약 등을 알아볼 틈도 없이 선거일을 맞이하게 생겼다. 서민들은 거창한 구호보다 우선 먹고 사는 민생이 문제다. 당장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빚에 일자리를 어떻게 해결하여 팍팍하고 고단한 허리를 펴볼 것인지 현실성을 이모저모로 재보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니―좀 확실하게 합시다.
핫 이슈인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순환출자니 뭐니 하는데 민초들은 잘 모른다. 그저 당장 어려움이 적었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면 소망이다. 경제용어는 더더욱 깜깜이다. 재벌개혁도 부를 창출한 것이 마치 많은 죄가 있는 것을 지금까지 덮어준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공과야 있겠지만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대결구도로 몰아서는 것 같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노와 사가 함께 해야 할 우리이지 결코 적이 아니다. 플랫과 샵의 조옮김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상생정책인지 아닌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행여 표를 의식하여 어느 한 편을 들어 골이 깊어지고 갈등구조가 생기는 일은 최소한 없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세계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생존전략, 양극화 현상의 해소책은 있는지 없는지 또 성장과 복지의 균형은 무엇으로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지―좀 확실하게 합시다.
요 몇 년 사이에 복지라는 말처럼 많이 회자되고 그럴싸한 것이 없다. 애 낳아 키우고 밥 먹이는 것도, 교육도, 의료도 모두 혜택을 준다니 공짜 싫어 할 사람 있나. 너나없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형적인 선심성이다. 표를 의식한 나발 불기다. 예산도 몇 배의 차이가 난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은 있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없다. 재원은 어디서 충당하고 이를 위한 조세대책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국민적 합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아닌가. 유럽 복지 선진국들의 몰락이 남의 일이 아니고 일본은 용서를 빌면서 거둬들이고 있다. 복지는 마약과 같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허황된 복지정책은 국가발전에 벗기기 어려운 멍에가 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으련만. 결국 부담은 국민이고 우리 후대이지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현재 선거판 대한민국 국민만 불쌍하다는 생각이다. 역대 지켜진 공약이 30%정도밖에 안된다고 하니까 그냥 하는 것인지―좀 확실하게 합시다.
다음은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다. 금년은 우리를 둘러싼 미국, 러시아, 중국이 모두 최고 권력이 교체되는 과정에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국론을 결집하여 국가안보에 빈틈이 없어야 하거늘 국가에 대한 혼도, 애국심도, 안보의식도, 정체성도 흔들리는 혼돈의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매우 걱정스럽다.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국가관에 바탕을 두고 민족의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혜안이 있는 국가경영의 자질과 능력이 필요하다. 정권은 바뀌어도 국가정체성은 확고해야 한다. 따라서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태,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시각과 해결책은 무엇인지―좀 확실하게 합시다.
그리고 우리 고장에 대한 이야기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앞 다투어 찾아와 지지를 호소한다. 박빙의 승부에서 이곳의 선택이 판세를 가른다는 셈법이 없지 않으리라. 좋게 이야기해서 완충이요 이성적 판단에 의한 합리적 선거지 지나고 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세종시 문제로 열병을 앓고 있을 때 다른 지역에 같은 약속을 해놓은 상황이라도 모두 백지화 하겠다고 할 수 있느냐고 면전에 물어 파장을 일으킨 씁쓸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같은 현안문제도 있으니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좀 확실하게 합시다. 국가의 5년간 운명이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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