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기천 전 서산시 부시장 |
수술을 한 병원에서는 '최선을 다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니 의사와의 친분관계나 그간의 과정을 되짚으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평소 허리에 다소의 통증은 있었지만 일상생활이나 운동을 하는데 지장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그는 잘 알고 지내는 병원에 인사 겸 들렀다가 내친김에 진찰을 받은 후 척추에 몇 번의 주사를 맞았으나 별 변화가 없자 '깔끔하게 낫는 방법은 없는지' 물으니 의사는 '하루만 입원하면 되는 간단한 수술'이라며 권하게 되었고 이에 '오죽 잘 알아서 해주랴'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동의했다.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는 날 오전까지도 운동을 하고 오후에 입원한 후 다음 날 수술을 받고 4일 후에 퇴원을 한 다음 계속 약을 먹으며 통원치료를 받았으나 반년이 넘도록 호전되지 않자 이번에는 '신경성형술'이라는 시술을 받았지만 역시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진통제와 몇 가지 약을 먹으며 물리치료와 재활치료, 한방치료를 받았으나 큰 차도가 없다고 한다.
수술 후에 결과가 좋다면야 두 말 할 나위 없이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이와 같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위에는 허리가 아픈 사람이 적지 않고, 수술 후에 '씻은 듯, 날아갈 듯한' 효과를 본 사람이 많지만 간혹 수술한 뒤에 고통을 받는 사람도 없지 않다.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수술을 받고 고통을 겪는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옆에서 보는 사람의 심정이 그럴진대 당사자는 얼마나 몸은 괴롭고 심기가 불편한 일인가를 짐작하게 한다. 그가 다른 병원의 의사로부터 들었다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첫째,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고 귀가 어두워지는 등 신체의 각 기능이 저하되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처럼 허리가 아픈 현상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 한다. 얼굴의 주름살은 늙음의 표시가 될 뿐 아프지는 않고 허리통증은 겉으로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아프다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를 치료하거나 수술을 해 젊을 때와 같이 되돌려 보겠다는 기대는 지나친 욕심이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으면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듯이 웬만한 통증은 증상에 따라 치료를 받으면서 '친구처럼' 지내라.
둘째, 허리수술은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허리가 아프면 최대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그래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마지막으로 수술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때에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조급증을 가지고 섣불리 결정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작은 수술이라도 부작용을 예상해야 하고 또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셋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이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시간을 가지고 적어도 셋 이상의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 될 경우에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서 받아야 한다. 수술만이 최선의, 최후의 방안이 아닌데도 때로는 상업적으로 수술을 권하는 의사가 없지 않은데 가볍게 판단하여 수술을 받아 많은 비용을 들이고 후유증으로 고통까지 받는다면 그 때에 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더구나 최신이니 유일(唯一)이니 하는 기구나 장치를 해놓고 권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객관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끌리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대강의 줄거리인데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친구삼아 지내라는 그 말을 새기고 살아가라고 거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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