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상공회의소 등 경제계 주도로 지방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반면, 강원도는 지자체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대전시와 강원도에 따르면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과 강원지역은 금융산업이 열악해 금융소외는 물론 지역자금 역외유출, 영세서민과 중소기업 등의 대출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지방은행 설립을 추진하던 대전시는 세종시, 충남ㆍ북과 함께 공조체제를 구축하며 경제계, 교수 등과 함께 정치권에 지방은행 설립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방은행 설립 논의 과정에서 충북도와 의견이 대립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대전시는 “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대전시는 지자체가 전면에 나설 경우 경제계에서 의견표시를 제대로 할 수 없고, 끌려갈 수밖에 없어 경제계가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역의 경제계가 충분히 활동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대전상공회의소 등 경제계가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전시는 뒤에서 서포터를 하는 차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선을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지자체가 나서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방은행 설립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강원도는 지차체가 전면에 나서며 지방은행 설립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강원도는 지역 경제의 자본이 미약해 지자체가 끌고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A씨는 “당초 대전시가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던 만큼 경제계를 앞세워 입장을 전달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여론과 결과가 두려워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대전시의 행보를 꼬집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B씨는 “대전시가 전면에 나섰다가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결과가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아니냐”며 “먼저 대전시가 지방은행의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경제계의 입을 빌리는 것보다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시가 지방은행 설립 전면에 나서는 것은 의도하지 않는 부분이 왜곡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도 시가 전면에 나서는 것보다는 경제계가 주도하고 시는 서포터를 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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