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대선 후보가 가로림만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하는 가운데 박 후보는 주민 의견수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문 후보는 환경영향평가 재조사 등 현 정부의 제도적 혁신에 중점을 뒀다. 특히 환경적 가치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라는 양면성을 가진 가로림만 조력발전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27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가로림만은 조력의 최적지라는 의견과 환경보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로림만의 생태계를 변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인 추진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와 지역의 환경생태계를 훼손한다는 갈등관계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이어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환경보호,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라는 공동의 이익이 접점을 이루어서 진행되도록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추진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재인 후보는 가로림만의 보존가치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고 국가차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문 후보는 “파헤쳐져 죽어가는 4대강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가로림만의 생태적, 정서적, 지형적, 문화적 보존 가치에 대하여 재조사를 시행하고 국가차원의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환경영향평가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성, 환경성, 사회성을 동시에 평가하는 지속가능성 평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토건개발 사업이 아닌 지속가능성과 생태계 보전이 국정에서 우선순위가 되는 국가로의 변화와 혁신을 일궈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 18대 대선을 21일 앞둔 양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조력발전소 개발에 대한 민감성을 인지,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대선 이후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추진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가로림조력발전(주)은 지난 4월 환경영향평가서 반려로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으나 최근 재추진 방침을 확정, 7월 조직을 재정비하고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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