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본보가 확보한 16개 시·도교육청 유치원 신·증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5세 누리 과정에 대비한 유치원 학급 신·증설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모두 103명의 기간제 교사를 채용했다. 기간제 교사 채용을 내세우며 공립유치원 학급 증설 예산에 이어 통학버스 차량 예산까지 전액 삭감한 대전시의회 교육위와 대조적이다.
서울교육청이 가장 많은 34명을 채용했고, 경기 37명, 인천 20명, 경남과 세종 4명씩, 대구 3명, 광주 1명 등이다. 이들 교육청은 지난해 자체 예산을 마련해 해당 시·도의회를 거쳐 기간제 교사를 채용한 것이다.
요청한 만큼 정교사 배정이 되지 않다 보니, 기간제 교사를 우선 채용한 후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대전을 비롯한 전국 시·도교육청이 모두 749명의 정교사 배정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대폭 줄어 390명만 배정받았다.
하지만, 부족한 교사는 대부분 기간제로 채용할 태세다. 교과부까지 나서서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하는데다 요구가 많아 불가피하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공립유치원에 대한 요구는 많은데, 정원 배정 규모가 작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지역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간제 교사는 안 된다는 걸 고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학급 증설에 따른 채용은 아니지만, 충남교육청에도 종일반 등 모두 78명의 기간제 교사가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다.
반면 대전 공립유치원에는 타 시·도와 같은 성격의 기간제 교사는 한 명도 없다. 모두 정교사의 휴직이나 병가를 대체하는, 말 그대로 기간제 교사들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간제에 대한 교육위의 의견을 존중해 유치원 기간제 교사와 관련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예산 복원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의회의 이런 행태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실력 행사에 나섰다.
사립유치원 편들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3새로운교육실현대전시민연대’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는 등 예산 복원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민연대는 28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공립유치원 확충 예산’ 원상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특히, 포털사이트인 ‘다음’(Daum)의 토론광장인 ‘아고라’에서는, ‘공립유치원 통학버스 운행해 주세요’라는 이슈 청원이 발의돼 다음달 4일까지 3000명 서명을 목표로 한 운동이 시작됐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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