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린 '대전 시민합창제'가 끝난 후에는 사실상 42개 동별 합창단의 운영비 또한 이미 소진돼 단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상태다. 27일 대전국제합창페스티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 시민이 합창으로 화합하는 축제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지난 9월 4억 4000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전국제합창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내년에는 국제합창페스티벌을 위한 1년 예산 7억여 원이 책정돼 지역 시민축제로 자리잡기 위한 합창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축제 진행을 위해 당시 일시적 추가 인원을 구성했고, 결국 합창제가 끝난 뒤 일부 단원들이 잇따라 중도 포기함에 따라 일회성 행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동 합창단의 경우 단원 40여 명 가운데 성당 성가대로 구성된 25명이 합창제가 끝난 뒤 탈퇴해 결원이 생겼으며, 지휘자와 반주자 또한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실정이다. B동 합창단도 지휘자가 합창제가 끝난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휘를 포기했다. 다른 상당수 합창단들도 바쁜 주민들이 연습시간을 내기도 빠듯한 단원들이 운영비조차 없는 가운데 사실상 공연 연습과 활동을 하기엔 어려움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단원은 “합창이 좋아 자발적으로 참여했지만, 공간사용료, 악보 등 합창을 위해 필요한 최소의 운영비가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활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운영비를 지급하기보단 활성화를 위해 서로 함께 노래할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합창제 때 반짝하기 위한 시민합창단 구성은 합창단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이라며 “일회성이 아닌 동별 합창단의 지속성을 위해 축제가 끝난 뒤에도 소규모 공연이 곳곳에서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 예산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사용할 계획으로 마련돼 지난 10월부터 합창단에게는 운영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도에는 시민합창단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를 마련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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