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경태 대전이문고 교사 |
올해 대회에는 '크리에이티브 스피치'에 참여해 6명의 동아리 학생들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올해에 처음 시행된 '크리에이티브 스피치'는 창의적 소통이라는 대회 주제와 가장 걸맞으면서도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이 대회가 우리나라 처음으로 TED 강연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TED 강연 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의견과 근거들을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자유롭게 발표함으로써 쟁점들에 대한 올바른 문제의식과 창의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관점을 갖게 하고, 가치탐구능력을 신장시키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뜻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피치'에서 채택하고 있는 TED는 1984년부터 정기적으로 기술, 오락, 디자인에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하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 이름이자, TED 강연을 이르는 말이다. TED는 우리나라에도 TED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연회를 개최하며 '세상을 바뀔 아이디어, 널리 퍼뜨릴만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지닌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18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모든 강연은 TED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 학생들은 각자의 진로와 관련시켜 '개미와 인간'과의 닮은 점을 중심으로 하나의 사물을 보더라도 각자의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 것을 프레지(prezi)를 통해 6인 6색을 들려주었다.
수학 선생님을 꿈꾸는 찬모는 개미도 인간과 같이 수학적 계산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력이 퇴화한 개미는 태어날 때부터 걸음의 수를 머릿속으로 셀 수 있는 수학적 계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먹이통으로부터 먹이까지 가는 데 걸리는 걸음 수를 세서 다시 먹이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디자인을 꿈꾸는 정은이는 개미의 페로몬에 주목하고 자신이 디자인한 브랜드 제품에 고유한 향기를 갖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준태는 하나의 군락을 만들어 서서히 세력을 확장하여 거대한 군락을 만들고 사회생활 하는 개미가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고 거대한 파급력을 가진 집단지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문비서가 꿈인 유리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개미의 조직생활과 비교했고, 문학 비평가가 꿈인 지예는 여왕개미의 새끼들에 대한 헌신적인 희생이 인간의 모성애와 닮은 점을 찾았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채은이는 1억년 전부터 강인한 생명력과 적응력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과 함께 살아온 개미와 인간의 세계를 영화화해보고 싶은 소망을 전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진행하였던 웅변대회, 나의 주장 발표대회, 토론대회 등의 말하기 경연을 진일보시켜 학교에서도 지식 콘서트형 TED 경연대회를 개최해 보면 어떨까.
이제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거기에서 소중한 깨우침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치를 찾고 서로 공유하는데 앞장서야겠다. TED를 통해 창의적 소통으로 새 시대를 이끌 글로벌한 융합 인재가 육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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