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2 벤처붐 저절로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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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2 벤처붐 저절로 오지 않는다

  • 승인 2012-11-26 19:26
  • 신문게재 2012-11-27 21면
경제의 부침 속에서도 벤처기업이 5년 전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수도권이 56.6%로 여전히 절반 이상인 가운데 충청권의 벤처기업 전국 점유율은 9.7%로 지난 5년간 소폭 상승했다. 2만7800여개의 숫자에는 기술평가 보증·대출기업 등이 벤처기업으로 인증되는 사례도 일부 포함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어쨌든 8년만의 벤처 활성화 대책도 예고됐다. 공감은 하지만 질적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숙제다.

중요한 것은 벤처 숫자나 점유율 등 양적 증가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벤처생태계 조성’도 익히 들어왔던 표현이다.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우리는 성장 요인도, 실패 경험도 모두 안고 있다. 제2의 벤처붐을 겨냥한다면 보완 대책은 내용적인 측면에 방점이 찍혀야 할 것이다.

가령 여기에는 전체 3분의 1을 점유하는 기계·자동차 업종의 경우에서 보듯이 부문별 편중 현상도 들어 있다. 국내 대기업 위주의 매출 구조라는 점, 벤처 초기의 청년 창업가 정신 부재 역시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특히 벤처기업의 자랑인 성장성, 수익성이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것은 한계다.

좀더 길게 봤을 때 벤처기업은 그동안 매출과 고용 성장률이 정체된 상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성장률 둔화와 파급효과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 연구개발(R&D) 투자율이 2.7%로 높지만 생산 및 마케팅 자금 부족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도 상용화 단계에서 주저앉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이다. 월드클래스 기업, 히든 챔피언 발굴에는 장래성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벤처기업으로 내년 6만3000명의 고용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다. 중소기업 평균 3.9명보다 6배 많은 고용 창출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다만 벤처 정책은 중소기업 정책과 균형을 이뤄야 한다. 기술력, 확대 발전성이 좋은 벤처기업이 가뜩이나 열악한 중소기업 생태계를 침해하지 않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업력이 노쇄한 벤처기업일수록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은 특기할 점이다. 유망한 벤처기업이 견실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 가능한 발판도 마련해줘야 한다. 차세대 성장동력원을 벤처에서 찾겠다는 흐름에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대비해야 할 때다. 10여 년 전 벤처 창업붐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충청권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과도 맞물려 벤처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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