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위탁 노상주차장 관리 엉망

대전 일부상가 독점사용 심각… 징수요원 월급없이 '사납금' 고용도

<속보>=대전 유료 노상공영주차장이 일부 상가가 독점하는 사유화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 노상공영주차장 징수요원은 하루 몇 만원씩 민간수탁자에게 사납금을 지불하는 불안한 근로형태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26일자 6면 보도>

이같은 현상은 지자체가 민간에 공영주차장 운영을 맡긴 후 사후관리가 없고 과잉경쟁에 수탁료가 비싸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로 가에 주차구획선을 긋고 운영되는 노상공영주차장은 30분에 500원 남짓의 요금을 내면 누구나 주차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상가 고객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되고 있다.

주차장이 부족하거나 가게 앞 주차장을 선점하려는 상가가 공영주차장 1면을 하루 6시간씩 한달치를 계산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

서구 만년동과 동구 일원에서는 노상공영주차장에 장애물을 세우고 지정된 식당을 찾는 차량만 주차시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대전 32곳에 달하는 노상공영주차장 징수요원 대부분이 월급은 없고 매일 사납금을 입금하는 형태다.

1급지의 경우 노상주차장 25면을 관리하면 하루 8만원 가량을 민간수탁자에게 입금하고 남은 징수요금을 개인 수익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수탁자가 공영주차장을 다른 사람에게 재위탁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지만,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서구와 유성에서 만난 복수의 징수요원은 “주차요금을 받아 하루 8만원의 사납금을 위탁자에게 납부하고 남은 돈을 일당삼아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차요금을 두고 민원이 발생해도 이를 제재할 행정력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공영주차장 재위탁은 금지돼 있고 그러한 고용형태가 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며 “징수요원에 대한 대우와 근로형태는 민간위탁자가 결정할 사안으로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