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꼴찌로 체면을 구긴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한화는 이달 2일부터 서산 2군 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어느 해 보다 강한 훈련으로 선수들의 입에서는 단내가 날 정도다.
서산 훈련장과 태안 숙소 주변에는 딱히 여흥(?)을 즐길 곳도 변변치 않아 선수들은 오직 야구만 해야 한다. 하루 14시간의 강행군이다.
본보는 서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독수리군단의 마무리 훈련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26일 한화 선수단 마무리훈련캠프 숙소인 태안 한화리조트.
오전 6시가 되자 선수들이 삼삼오오 숙소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1시간 30분 뒤인 훈련장 출발시각에 맞추려면 밥을 빨리 챙겨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뷔페식 아침식사를 허겁지겁 챙겨 먹은 선수들은 7시 30분 대형버스 3대에 나눠 타고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오전 8시 30분께 40㎞ 떨어진 서산 테크노밸리 내 2군구장에 도착한 선수단.
▲ 26일 한화 선수단 마무리훈련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코치진은 “기다렸다가 (공을) 받쳐놓고 힘있게 돌려라”, “짧게 끊어쳐라”라는 식으로 타자별 맞춤식 조언을 했다.
오전 11시가 되자 실내연습장 안으로 햄버거가 배달됐다.
햄버거는 선수들의 점심 메뉴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선수들이 점심을 제대로 먹으면 휴식시간을 가져야 하는 데 햄버거는 그럴 필요가 없어 훈련을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햄버거로 중식을 해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간단한 식사가 끝나면 다시 훈련이 시작돼 오후 3시까지 이어진다.
선수들은 이때 고단한 몸을 이끌고 버스에 탑승해 태안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 도착 후 샤워와 개인정비를 끝낸 뒤 오후 5시에 저녁식사를 한다. 메뉴는 맹훈련으로 소모된 열량을 보충할 수 있는 고기류다.
여기서 하루 일과가 끝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후 7시 30분부터는 숙소에서의 야간 훈련이다. 타자들은 배트 투수들은 야구공을 가지고 1시간 남짓 씨름한다.
오후 8시 30분이 돼서야 비로소 침대에 고단한 몸을 눕힐 수 있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마무리 캠프의 훈련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2년차 투수 유창식은 “힘들어 죽겠다”며 “지난해보다 곱절이나 힘들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해 루키 하주석 역시 “지난해에도 마무리훈련에 참가했었는데 올해가 훨씬 세다”고 거들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마무리훈련의 목표는 체력보강으로 훈련은 물론 웨이트를 꾸준히 한 결과 선수들의 근력이 몰라볼 정도로 향상됐다”며 “내년 시즌 비밀병기로 쓸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과제”라며 마무리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화는 오는 29일까지 마무리훈련을 소화한 뒤 12월 휴식기를 갖고 내년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로 이동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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