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선 체육팀 차장 |
전국체전에서 늘 최하위인 제주도, 그리고 가장 작은 규모로 출전해 애당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세종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셈이다.
전국체전에서 단 한번도 순위에서 밀리지 않았던 울산, 광주보다도 못한 성적을 거둔 것은 대전 체육계에게 잊지 못할 '체전의 추억'이 됐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해외 방문단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해단식을 찾아 '치욕스럽다'는 표현으로 이번 체전 결과에 대한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대전시의회도 지난 14일 제2차 정례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전국체전에서 '사실상 꼴찌'라며 핏대를 세웠다. 시는 행감에서 예산 부족 등으로 지자체 등에서의 실업팀 운영·관리가 어렵고, 대진운이 좋지 않아 체전 성적이 저조했다고 해명했다.
시의 이런 해명은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시체육회의 올해 우수선수 영입 및 관리비용은 관리에 6억원, 영입에 4억원 등 10억원이다.
광주시체육회는 같은 항목 예산만 무려 30억원에 달하고, 지난해에는 무려 50억원이라는 통큰 투자를 했다. 울산 역시 우수선수 영입비용만 8억6000만원을 쓴다.
고교선수 1인당 연간 훈련비용도 대전은 45만원으로, 광주(50만원), 울산(60만원)보다 적다.
울산의 현대 등 경쟁 시·도에서 실업팀을 직접 운영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을 볼 때 체육에 관심을 갖는 대전기업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또 지난해에 비해 부전승이 다소 줄어든 데다 고등부 단체 종목이 29개 팀 가운데 90%에 달하는 26개 팀이 예선에서 탈락하는 등 초반 대진표 불운도 이번 저조한 성적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대전 입장에서 이번 체전의 성적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겠지만, 더 큰 비상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보다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체육 정책을 실천해야 한다.
올해 출범한 대전체육포럼이 마련한 토론회에서 관동대 박진경 교수는 “법 제도 제정, 시설, 대회 및 프로그램, 체육지도자, 체육단체, 거버넌스 조직력, 홍보, 대전체육의 선진화를 위해선 경영진의 리더십은 물론, 조직역량, 재정, 조직윤리의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체육의 발전을 위해선 체육인들은 물론, 정책 기관과 결정자, 시민들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원, 육성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두선·체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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