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보통, 사기나 횡령 등의 사건은 가해자가 변상만 해 주면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다만 정상참작사유가 되어 형이 가벼워질 뿐이다. 물론 그래도 형을 정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결과가 너무 중하여 이러한 고소취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실형을 면할 수 없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피해자의 용서의 의사표시는 형 자체를 감하게 하는 것이다.
한편 가해행위로 피해를 입은 고소한 사람들에 대해 검사는 고소를 수리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치고 공소제기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가 고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하다 보니 범죄가 되지 않는다거나(무혐의) 실제 중요한 참고인이 소재불명이 되어 계속해 수사를 할 수 없다든가(기소중지), 가해자가 도주한 경우(지명수배를 한다)에는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검사는 7일 이내에 그 사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피해자, 즉 고소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런데 고소인은 분명 가해자가 나쁜 짓을 저질다고 확신하고 있음에도 검사가 범죄가 아니라고 할 때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경우에 그러한 결정을 한 검사가 속하는 지방검찰청 또는 지청에 서면으로 항고(검찰항고)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급관할 고등검찰청에서 이를 다시 조사하게 된다. 그런데 고등검찰청 역시 죄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또 다시 고소인은 대검찰청에 재항고까지 할 수 있다. 그래도 한 솥밥을 먹는 검찰청에서의 결정이라 믿을 수 없다고 여긴다면 마지막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 바로 재정신청이라는 제도이다. 이것은 원래 무혐의처분을 한 지방검찰청을 관할하는 고등법원에 검찰청의 처분이 잘못되었으니 새롭게 판단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고등법원에서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 이제는 끝이다. 아무리 고소인이 억울하다 해도 법에서는 가해자의 행위는 적어도 범죄행위는 아니라는 최종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물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다르지만.
<대전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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