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환경개선사업 개발이 중단된 대덕구 읍내동에 거주하는 이모 할머니는 전기 매트에 의존한 채 겨울을 버티고 있다.
손인중 기자 |
그는 또 다시 추위 속에서 겨울을 나야 한다는 걱정에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지역은 주거환경개선사업 효자지구로 사업추진은 커녕, 별도의 개발 자체가 제한된 곳이다. 생활비 부담에 석유 보일러를 가동하기보다는, 연탄보일러로 난방시설을 교체한 세대가 늘다 보니 낮에도 동네 골목은 연탄가스 냄새로 진동했다. 집집마다 함석으로 지붕을 덮어놓았지만 개발예정지구여서 많은 비용을 들여 방수설비를 갖추기도 어렵다.
박학래 주민대표는 “일부 주택 인근에서는 비가 많이 와서 야산의 흙이 무너져내린 곳도 있다”면서 “돈이 없다는 핑계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동안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고난의 연속”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당초 추진하려던 일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보류하자 해당사업지구 주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LH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대전소제지구를 비롯해 대전천동3지구, 대전효자지구, 대전대동2지구, 홍성오관지구 등 5개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추진이 답보상태다.
LH는 지난해 이들 사업지구를 장기사업지구로 정하면서 사실상 사업추진 자체가 중단됐다.
이렇다 보니 사업추진만을 기다렸던 주민들로선 사업지구 지정에 건물을 새로 짓는 등의 개발행위를 할 수 없어 사업추진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효자지구와 같은 지역은 광역시 지역인데도 불구, 오히려 도시가스 배관 설비가 불가능해 석유보일러에서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등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개발예정지구 주민인 한모(57)씨는 “개발이 될 것으로만 믿고 계속해서 노후지역에서 살고 있었는데 현 상황에선 사업시행자가 야속하기만 하다”며 “어렵게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삶을 LH가 직접 보고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LH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예산 부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지난해 해당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에 대해 장기사업지역으로 분류했다”며 “현재 이들 사업지구에 대해서는 차후 사업진행 여부 등을 국토부가 외부 용역 등을 통해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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