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법안 통과로 다른 자치단체의 보통교부세가 크게 축소된다는 ‘오해’를 풀고 ‘이해’를 구하는 일이다. 교부세 문제보다 근원적인 것은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세종시의 중장기 계획만이 아니라 국가적 과제인 행정도시의 장래와 직결된다는 인식이다. 충분한 심사 시간이 없었다는 것은 하나의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여야 의원 155명이 공동발의했다고는 하나 세종시 발전의 한계를 차단하기 위해 필요한 법안이라는 어필이 부족했던 것 같다. 특히 강조돼야 할 것은 2010년 제정된 현행법이 세종시에서 이루려는 국가적 비전 실현이 어렵다는 부분이다. 법안을 상정하기 전 열린 두 번의 공청회 과정에서는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이제 와서 협의가 부족했다고 둘러붙이는 모양새도 이상하다.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보류한 표면적인 이유는 다른 지자체의 재정 악화였다. 이견이 있는 조항에 대해 행정안전부, 시·도지사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과 논의를 못 거칠 것 또한 없다. 그런데 국가적 재정 지원 없이는 세종시 재정 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데 비해 다른 지자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공청회를 열더라도 바로 이 점이 논의의 출발과 끝이 돼야 한다. 이제 특별법 불발에 대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법적 인센티브 확보에 다시 힘을 모을 때다. 원조 논쟁, 숟가락 논쟁 등 정략적인 쟁점화는 여야를 막론하고 경계하기 바란다. 셈법은 각기 다를 수 있고 형평성 주장이 또 불거질 수는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세종시가 교부세를 빼앗는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사실 보통교부세에 대한 이해 부족보다 세종시에 대한 이해 부족이 더 문제라고 본다. 연말 임시국회까지 재통과를 위한 걸림돌은 1.5% 재정특례적용 조항이 아니라 노력과 의지의 부족이 아닌가 싶다. 공청회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된 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공청회는 논란만 더 키울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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