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신분이지만 일부 지자체의 변호사 채용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관심을 불러모으며, 어려운 업계와 시장 상황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지역에서는 최근 진행된 세종시의 변호사 채용 시험에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며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25일 세종시에 따르면 법률지원 전문요원 채용시험 합격자가 지난 23일 발표됐다. 세종시가 채용한 법률 전문요원은 전임계약직 나급으로, 일반 행정직렬로 보면 6급에 해당하는 자리다. 채용된 변호사는 예산법무담당관실에 배치돼 각종 법률검토와 소송업무 등을 담당하게 되며,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른 연봉 하한액은 3900여 만원이다.
단 1명을 뽑는 이번 채용 시험에는 모두 10명이 지원, 1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상태였다.
지원자 중 상당수는 로스쿨 출신이었지만,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세종시의 변호사 채용은 행정안전부가 지자체를 상대로 한 법적 분쟁이 증가하면서 자치단체에 변호사 채용에 따른 총액인건비 증액 등을 지원하고 이를 권장하고 나선 상황에서 이뤄졌다.
때문에 변호사 업계의 관심도 높다. 세종시 변호사 채용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를 채용해 법적 대응력을 강화하고 정책추진의 안정화를 도모하려는 세종시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며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심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직 신분을 마다하지 않고라도 당장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 할 정도로 변호사 업계의 수익 구조가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올해 국회 기획재정위에 제출한 '2011년 전문직 사업자 부가가치세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전국 변호사 3500여 명의 평균 연간 매출은 4억원 이상이었지만, 매출이 2400만원 이하인 변호사도 16%가량인 570여 명에 달한다. 연 매출 2400만원, 즉 월 평균 수입이 200만원이 안 되는 변호사 비율은 2009년 14.4%에서 2010년 15.5%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그 만큼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자치단체의 변호사 채용이 공급 과잉의 변호사 시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여 줄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도 논산시와 청양군이 각각 계약직 가급과 나급으로 변호사 채용에 나서는 등 시군구 단위 지자체의 변호사 채용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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