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우 부여군수 |
사실 강은 근대 이전 시기까지 각 지역 물자의 교역은 물론 교통로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사람들은 물줄기를 따라 마을을 형성하며 모여 살았고 강을 중심으로 교류하며 경제와 문화를 꽃피웠다.
그러나, 백마강을 품은 금강은 1980년 대청 다목적댐과 1990년 금강 하구언이 완공되면서 물길은 닫히고 정부의 개발정책과 시대의 욕망에 떠밀려 사람들로부터 단절된 채 침묵 속에서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2010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금강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동안 방치되고 단절돼 단순 경작지로만 이용됐던 수변공간이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음은 물론 둔치를 정비하고 수변 접근성을 개선해 주민들에게 문화와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변을 따라 자전거 동호인들이 줄을 이어 달리고 수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레저활동 인프라를 조성해 생활과 여가가 어우러지는 친숙한 강으로 탈바꿈 했다. 또한 물 그릇 확보를 위한 하도준설로 수심이 깊어져 선박운항도 어렵지 않게 됐다.
머지않아 부여 구드래나루를 출발한 유람선이 금강하류를 드나들며 곳곳에 복원된 나루터에서 관광객들은 특산품을 구매할 것이다. 백마강에는 각종 요트와 수상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낙화암 맞은편 오토캠핑장에는 백제역사와 하룻밤을 보내려는 캠핑족들로 가득찰 것이다. 수상관광의 핵심 축 인공섬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다양한 수상체험을 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의 강은 과거 교통과 교역의 단계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주 5일제 전면실시와 소득이 증대하면서 국민들의 레저·체험과 같은 여가활동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롭게 복원된 강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2일 의미 있는 행사가 부여에서 열렸다. 금강의 번영과 쇠락을 목도했던 4개 시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다. 그 결과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조성된 수변공간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수상관광을 통한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핵심사업으로 제시된 금강뱃길이 금강하류까지 연장 운행된다면 그 옛날 황포돛배가 오가던 뱃길이 온전히 복원되어 수상관광의 중심무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힘만으로 드넓은 수변공간을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인프라와 지자체의 콘텐츠가 결합한 지역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지방정부에 재원이전을 포함한 하천 등 수변공간의 관리운영과 개발권에 대한 폭 넓은 이양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금강살리기 사업은 수해방지와 수량확보의 성과에 못지않게 지류·지천까지 정비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수질개선을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지천의 수질개선 없이는 깨끗한 수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우리군에서는 근본적인 수질개선을 위해서 지류·지천과 합류하는 실개천, 도랑 살리기 사업을 금강 인접 지자체와 연계하여 시민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내 집, 마을 앞 개천에서 내 아이들이 마음놓고 물놀이를 할 때 금강의 진정한 수질개선은 시작될 것이다.
이와 같이 수상관광시대의 개척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수변 랜드마크로서 소중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하여 하천이란 천혜의 자원을 활용하여 주변지역의 어메니티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자체의 열정이 함께 모여 지역의 명품 랜드마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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