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사회단체부장 |
작가들이 미국과 영국의 40대 주부라는 점, 하나는 영화화됐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영화화될 거라는 점 외에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남자주인공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역)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속 남자주인공 크리스천 그레이는 여심을 자극하는 꽃미남인데다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현실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이상형의 남성상을 보여주면서 전세계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의 기쁨을 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가슴 떨리는 로맨스와 오싹한 스릴을 겸비한 원작은 뱀파이어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냈고, 스테파니 메이어에게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조앤 K.롤링을 잇는 최고의 스타 작가라는 유명세를 안겨줬다.
현실 생활이 고단하고 힘들수록 하이틴로맨스와 할리퀸 로맨스나 로맨틱 코미디물처럼 순정만화같은 영화와 소설에서 잠시나마 맘의 여유와 쉼을 얻고 대리만족을 하는 것은 여성들의 보편적인 심리가 아닐까 싶다.
조각같은 꽃미남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아름다운 처녀 벨라의 사랑을 그린 서스펜스 로맨스 판타지 블록버스터 '트와일라잇' 시리즈 마지막편인 '브레이킹 던 파트 2'가 현재 극장가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중이다. 어둠이 시작되는 황혼 무렵을 뜻하는 '트와일라잇'은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을 환상적으로 표현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여류 작가 스테파니 메이어가 매혹적인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는 꿈을 꾼 이후 쓰기 시작한 데뷔작 '트와일라잇'은 단숨에 그녀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끌어올렸다. 이후 '뉴문', '이클립스'에 이어 '브레이킹 던'까지 4권의 뱀파이어 시리즈는 출간 이후 할리우드의 러브 콜을 받아 2008년부터 시리즈 전 편이 차례로 한 편씩 영화로 개봉되고 있다. 캐서린 하드윅 감독의 1편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초승달을 의미하는 '뉴문', 일식을 의미하는 '이클립스', 새벽이 밝아오는 '브레이킹 던 1','브레이킹 던 2'까지 5편의 영화가 개봉됐고 시리즈의 팬들은 인종, 국경, 문화의 장벽을 넘어 '트왈러'라는 이름의 팬덤을 형성해 팬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내며 제2의 문화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판타지 로맨스의 절정을 장식한 이 작품은 벨라와 에드워드의 영원불멸 러브 스토리로 감동을 주면서 실제 연인 사이가 된 로버트 패틴슨과 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에드벨라 커플로 부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간에서 뱀파이어가 되어 영원한 사랑을 나누게 되는 벨라와 에드워드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아련한 해피엔딩의 여운을 남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꽃밭에 나란히 앉아 에드워드에게 “어떤 누구도 나만큼 너를 사랑할 수는 없어”라며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벨라의 모습은 판타지 로맨스의 달콤함 그 자체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역시 트와일라잇의 팬픽(팬에 의해 탄생한 2차 창작물)에서 시작됐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열광해 팬픽 작가로 출발한 영국의 40대 후반 방송국 여간부 E. L. 제임스는 2012년 7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출간, 석 달 만에 6권의 시리즈가 총 2100만 부가 판매되며 최단기간 세계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일명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는 이 책은 크리스천 그레이와 아나스타샤 스틸의 에로틱한 러브스토리로 주부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여성들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깊이 빠져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데에 있다. 완벽하게 멋진 외모와 뛰어난 경제적 능력을 지녔지만 불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크리스천 그레이가 청순하고 아름다운 여대생 아나스타샤 스틸과 운명적인 만남 끝에 상처를 회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화같은 러브스토리가 매우 에로틱하게 묘사돼 있다.
아름다운 연인들의 동화같은 러브스토리를 읽고 보면서 인생 최고의 행복은 바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면서 사는 삶에 있음을 느끼게 되는 만추의 아침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