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연월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 |
보리의 성질은 차며 맛은 달면서 짠 편으로 비위(脾胃)의 경락에 작용한다. 소변의 배출을 좋게 하며 갈증을 멎게 하고 열을 꺼주며 기운을 더해 주고 허약한 것을 보하며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장 기능을 잘 조절하여 장을 부드럽게 하며 소화를 촉진시키고, 부기를 없애고 체중을 감소시킨다. 또, 소갈(消渴), 복부에 가스가 차고 팽창된 증상, 체한 증상, 설사, 소변장애, 임증(淋症)를 다스리며 소양인체질에 잘 맞는 약재로 분류돼 있다.
보리는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없애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보리를 즐겨 먹으면 변통이 좋아지고 방귀가 잦아지므로 변비 예방에 좋은 곡식이다. 그리고 항암능력이 있는 식이섬유와 단백분해효소 억제제가 풍부하고 항산화 물질이자 항암물질인 설레늄이 소량 들어있어서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유용하다. 한방에서는 맥아를 식체 환자에게 처방했다. 특히 곡식이나 과일을 먹고 체한 것을 풀어준다고 하며 아이가 젖을 먹고 체했을 때에도 효과적이다. 중국의 의서인 본초강목에서는 “보리는 오장을 보(補)하고 기(氣)를 내리며, 식체를 없애고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기술되어 있다.
보리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많은데 열량이 특별히 낮기 때문에 보리밥은 꼭꼭 씹어먹어야 하기 때문에 오래 씹다보면 식사시간이 길어져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얻을 수 있어서 다이어트하는 사람에게 추천되는 메뉴다. 고대 로마의 검투사들은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 보리를 먹었는데 보리는 스태미나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 그 밖에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일뿐더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며 쌀보다 비타민, 미네랄이 훨씬 많이 들어있다.
평소에 잡곡식을 섭취하는데, 보리를 10~20% 정도로 섞어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삶으면 수용성 영양소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보리의 영양분을 가장 많이 이용하려면 볶아서 가루 형태로 먹는 것이 좋다. 볶은 겉보리를 넣어서 끓인 보리차는 몸에 열이 많고 여름철 갈증이나 배탈이 났을 경우에 마셔주고, 아욱과 보리를 넣어 끓인 죽은 변비해소와 피부미용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활용되고 있으며 화상치료를 위해서 보리를 볶아 가루 내어 기름에 개어 바르기도 한다.
성질이 찬 편이므로 몸이 차거나 대변이 묽으며 평소 소화가 잘 안되고 포만감을 쉽게 느끼며 위장이 약한 경우에는 주의해서 먹는 것이 좋다.
이연월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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