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상인들은 개정안 상정 무산에 따른 반발 수위를 높이는 반면, 대형유통업체의 납품 상인들은 개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등 중소상인간 충돌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조례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규제에 나서려던 지자체들도 정치권의 오락가락 행보에 혼란스런 모습이다.
국회 법사위는 21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보류했다.
오전에는 상정 조차 못했고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오후에 상정했지만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보류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 처리를 기대했던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 상인들은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식업 등 80여 직능소상공인단체와 60여 자영업자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석종훈 대전상인연합회 회장은 “막다른 위기에 몰린 영세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법안인데 대선정국과 맞물려 정치논리로 휩쓸려 가는 게 안타깝다”며 “이번 개정안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대형마트 추가 영업규제 법안은 법을 통해 골목상권 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인데 지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중소상인을 고려치 않은 행태를 보여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상인연합회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 탈퇴와 관련해서도 지식경제부의 투명한 해명 없이는 참여치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5일 상생 발전을 위한 제1회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했지만 대형유통업체가 뒤에서 또 다른 대형마트의 출점을 준비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형유통업체는 자율적 합의를 명분으로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개정안 처리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유통업체의 납품관련 상인들은 대형마트의 추가 영업규제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대형마트 규제가 강화되면 생존 위기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가칭 '대형마트 농어민ㆍ중소기업ㆍ임대상인 생존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4시 서울역 광장에서 주요 대형마트 3사 등의 협력사업자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유통산업발전법 처리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형마트 납품업체 한 관계자는 “추가 규제안이 통과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농어민 등 수많은 납품 종사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추가 영업규제로 인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감축도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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