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 출연금 활용 측면에서 그동안 피해주민 지원에 소홀해 왔던 정부가 협의체 운영의 주도권을 가지면서 효율성 저하 등 갖가지 문제들이 불거질 것으로 우려됐다.
21일 도에 따르면 '서해안 유류피해 대책마련을 위한 협의체'가 지난 19일 구성됐다.
협의체 명단을 보면, 국회 유류피해대책특별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ㆍ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 등 국회의원 2명을 비롯해 정부 대표로 국토해양부 주성호 차관, 삼성중공업 대표에 박영헌 부사장, 피해민 대표로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문승일 사무국장, 전문가 그룹에 충남발전연구원 정종관 박사ㆍ한국해양대 조동오 교수, 간사에 국토부 장황호 해사안전정책관ㆍ국회 박수철 전문위원 등 9명으로 구성됐다.
명단 구성을 완료한 협의체는 22일 오후 4시 국회 소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연다.
이날 첫 회의에선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 출연금 활용방안과 출연기금 5000억원 이상 증액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초 협의체에 지방정부 대표 자격으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충남도 인사는 명단에서 빠졌다.
이는 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국회 유류특위에 소속된 전남ㆍ북지역 의원들이 '호남 홀대론'을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자, 홍문표 국회 유류특위 위원장이 협의체 구성마저 어려울 것으로 판단, 도의 명단 제외를 결정한 것.
서해안 유류피해 대책과 관련, 충남도가 삼성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책임을 묻기로 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언도 실행력을 잃게 됐다.
지역 국회의원 2명을 비롯해 주민대표, 전문가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실질적인 협의체 운영의 주도권은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가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출연금 집행계획에 있어 삼성의 생각대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다.
안 지사는 지난달 30일 “국제사정 절차가 끝나고 국내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이젠 사건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삼성이 나설 때”라며 “협의체가 구성되면 삼성의 책임 묻기에 충남도가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는 크게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도 관계자는 “처음에는 협의체 명단에 들어가는 것으로 예정됐는데, 전남과 전북의 반발로 무산됐다”면서 “협의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생각이었으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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