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락손산(名落孫山)은 과정록(過庭錄)에 나오는 말이다. 명(名)은 저녁 석(夕)에 입 구(口)를 받쳐놓은 글자이다. 밤에는 얼굴을 분간할 수 없어 입으로 이름을 불러야 한다는 데서 '이름'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송나라 때 강소 지방에 재능이 뛰어난 인물이 있었다. 평소 그와 시회를 즐기던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재주를 인정하여 익살꾼이라는 뜻을 지닌 '골계재자'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 어느 날 손산이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마을의 한 사람이 그를 찾아와 자기의 아들도 같이 데려가 시험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손산은 서울에 도착하여 시험을 치렀다. 얼마 후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그의 이름은 맨 마지막에 있었다. 제일 꼴찌로 합격했던 것이다. 그러나 동행한 시골 친구는 낙방했다. 손산은 혼자 고향에 돌아와 축하의 인사를 받았다. 이때 낙방한 사람의 부친이 찾아와 아들의 합격 여부를 물었다. 손산은 빙그레 웃으며 떨어졌다는 의미의 두 시구를 읊었다.
합격자 명단의 마지막은 손산이오, 댁의 아드님은 손산의 밖입니다(名落孫山). 이때부터 명락손산은 '시험에 떨어지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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