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덕재 저 |
-정덕재 시인의 중학생 아들 정현우
정덕재 시인이 1993년 등단 이후 19년만에 첫 시집 『비데의 꿈은 분수다』를 냈다. 정 시인의 중학생 아들이 아빠의 시를 별로 본 적이 없다고 말할만하다.
그는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사소한 일상들을 솔직한 단어들로 처녀시집을 채웠다.
시적 소재들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아침이면 화장실에서 만나게 되는 비데부터 컴퓨터, 엘리베이터, 포스트잇, 종이컵, 소파 그리고 늘 우리 몸에 붙어있는 휴대폰까지….
그래서 시들은 서정적 낭만이나 감상보다는 문명의 이기들이 주는 고달픔과 상처 그리고 그로 인해 인간의 본성과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것을 들춰내고 비아냥거린다.
또한 무거운 소재를 때로는 가볍게, 그러나 세밀한 관찰과 꼼꼼한 묘사로 풀어내고 있다. 시적 주제의 중량감을 가볍게 내려놓아 독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놓았다.
이 책의 발문을 쓴 김병호 시인은 “아웃복서와도 같은 솜씨로 시를 쓰고 있는 것”이라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상당수 중산층의 삶이라면 시집을 읽으면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또 그는 “가끔은 피식피식 웃음이 묻어 나오는 경쾌함과 발람함도 이 시집의 빼놓을 수 없는 미덕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정덕재 시인은 부여출생으로 배재대 국문학과(학ㆍ석사), 한남대 국문학과(박사과정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전문사과정) 등을 나와 199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는 대전에서 '새날' 동인 활동과 90년대 충남문화운동연합 문학분과 등 지역문화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영상콘텐츠 기획ㆍ제작, '젊은시' 동인과 대전작가회희 회원 등으로 활동중이다. 도서출판 애지/정덕재 지음/125쪽/9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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