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공돌조대 넌짓들어 꽁무니 더듬더니 가죽쌈지 빼어놓고 담배에 새우침을 뱉어 엄지가락이 자빠라지게 비빗비빗 단단히 넣어 짚불을 뒤져 놓고 화로에 푹 질러 담배를 먹는데 농조이다 하는 것이 대가 빡빡하면 쥐새끼 소리가 나겄다. 양볼따기가 오목오목, 콧궁기가 발씸발씸. 연기가 홀홀나게 피워 물고 나서니….” 이 모양을 요즘 산림청에서 보면 기가 찰 노릇이며 산불현장 진화대원이 보면 금방 잡아갈 것이다. 지금은 산림청에서 정한 산불예방기간이다. 가을철 산불예방기간은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45일간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산림청에 의하면 최근 3년동안 산불이 전국적으로 총1129건 발생하여, 소중한 산림이 2767㏊ 소실했다고 한다. 피해면적은 주로 영남지역에서 발생하였으며 경북 58%(1604㏊)로 대부분, 51%인 3~4월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근년에는 해외에서는 대형 산불이 빈발해 많은 산림이 소실되는 등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특히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주택소실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376건의 산불이 발생해 922㏊의 산림이 소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여 산불이 범국제적 재난으로 부각되고 있다. 산불은 큰 피해에 비해 원인은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산불은 대부분이 국민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산불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산불예방과 감시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국에서는 말하며 몇 가지를 당부하고 있어 눈 여겨 보자.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고, 부득이 소각이 필요한 경우에는 읍·면·동에서 날짜를 지정, 마을 공동으로 지정한 날짜에 소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 출입하지 말고 산에 가기 전에 입산이 가능한 지역인지를 산림청 또는 시·군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확인하여야 한다. 셋째, 입산이 가능한 지역에 입산할 경우라도 라이터, 버너 등 인화성 물질은 소지하지 말아야 한다. 산불을 낸 사람에 대하여는 고의나 실수를 불문하고 관계법령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대전 중구 산불진화대책본부 박용갑 진화지휘장은 이렇게 당부한다. “지난해 연중 잦은 비로 산불발생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올 가을은 온난화 및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연평균 강우량 감소에 따라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잦은 산불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우리 대전 중구는 '3년 연속 산불 없는 원년'으로 기록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산불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산불조심은 신령한 산과의 약속 입니다.”
저 유명한 독일의 시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자연은 농담하지 않는다. 자연은 늘 진실하고 늘 진지하며 늘 엄격하다. 자연은 어제나 옳고 언제나 잘못과 실수를 범하는 것은 사람이다.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하며 오직 정당하고 순수하며 진실한 사람에게만 자연은 자신의 비밀을 공개한다.”
지난 이른 봄날 보문산에 올랐다. 산비알을 거쳐 정상 시루봉으로 오르는데 내가 좋아하는 봄꽃을 보았다. '옥매화와 개나리, 모란과 설토화'. 새잎이 파랗게 돋아날 때 지지 않고 누렇게 빛이 바래 측은하며 선뜻 자리를 내어주지 못하고 앙탈하는 꽃이다. 우주질서를 어기는 듯하지만 모란이나 설토화 같은 꽃은 꽃이 질 때는 미련없이 우수수 무너지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인 자기분수를 알고 깨끗이 자리를 내어준다. 시원스런 거취, 대장부의 기상처럼 생은 끝을 맺음이 아니라 새롭게 생을 다시 시작하는 환생의 이치다.
산불예방으로 신(神)이 준 자연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서 신에게 다시 돌려 줄 줄 아는 민족은 복 받을 문화민족이다. 저 아름다운 산에 핀 옥매화, 개나리, 모란, 설토화를 산불로부터 보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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